직장에 다니는 이순남씨는 고등학교때 함께 어울리던 친구들의 소식을 PC통신에서 듣는다. 모두 고교시절 하루라도 안보면 못사는 막역한 사이였던 친구들이다.
학교를 졸업한 직후에는 자주 연락도 하고 만나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마산과 전주 등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부터는 1년에 한번 만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PC통신의 「작은 모임」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유롭게 게시물이나 자료를 올릴 수 있고 채팅도 할 수 있다.
온라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아무때나 접속해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업무상 필요한 내용을 부탁할 수도 있다.
최근 이씨처럼 PC통신 또는 인터넷에 우리들만의 방을 개설해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인구가 늘어나 누구나 쉽게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서비스의 ID만 있으면 별도의 추가비용도 들지 않는다.
한국PC통신·데이콤 등 PC통신업체들도 고정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작은 모임 이용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추세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체 서비스를 이용해 활발히 교류를 하는 것이 가입자 확대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유니텔·넷츠고 등 대부분의 PC통신에서 작은 모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에 개설된 모임의 수는 약 6천여개. 직장동료나 학교 동창, 소규모 동아리 등 친목모임이 대부분이다.
「노래방에서 만난 사람들」 「이름에 「영」자가 들어가는 사람들」 「연상과 연하의 사랑이야기」 「엄마성 쓰기회」 같은 독특한 모임도 많다.
작은 모임을 개설하려면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의 경우 10명 이상의 정상 이용자가 모여야 개설할 수 있다. 유니텔과 넷츠고는 5명 이상이면 자유모임을 개설할 수 있다. 나우누리는 10명 이하일 경우 10만원의 개설비를 별도로 부과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공개되는 작은 모임에 비해 원하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비공개 모임도 개설할 수 있다.
하이텔의 경우 「미니CUG」, 천리안은 「넷마당」, 나우누리는 「온라인 모임」이란 비공개 모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천리안에 넷마당을 개설하려면 5만원의 개설비를 내야 한다.
모임 신청서를 작성해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개설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주일. 서비스에 따라서는 2∼3일 만에 개설되기도 한다.
데이콤은 보다 많은 모임을 확보하기 이해 이달부터 매월 우수 모임을 선정하는 「이달의 최우수 넷마당」 행사를 개최한다. 또 이달말까지 새로 개설하는 이용자들에게는 개설비를 면제해준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모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직접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자유롭게 관리하고 변화를 줄 수도 있다. 신비로 네티앙 등의 서비스에서는 원하는 이용자면 누구나 홈페이지와 동호회를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