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반도체장비시장은 13억5천만달러 규모로 전년도 시장의 42%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회장 문정환)에 따르면 지난해 31억5천만달러 규모를 기록한 국내 반도체장비시장은 올들어 국제통화기금(IMF) 여파로 국내 반도체업계의 투자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설비 구매가 지난해보다 60% 가량 급감,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특히 반도체장비의 국내 생산량은 2억7천만달러 정도에 그쳐 지난해의 7억9천만달러 규모보다 무려 64% 가량 줄어들며 장비의 자급 비중도 21%선에서 14%대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국내 반도체장비시장의 급격한 축소는 삼성전자·현대전자·LG반도체 등 국내 주요 장비 수요업체들이 올해 설비투자를 당초 목표의 절반 이하로 크게 줄이고 해외투자 프로젝트도 중단하거나 보류키로 하는 등 초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일관가공라인(FAB) 사업에 뛰어든 아남반도체가 2차 공장 건설을 무기한 연기한 데다 동부그룹의 반도체 사업포기와 최근 LG·현대의 반도체 사업 합병 추진에 따른 투자 관망 분위기도 올해 반도체장비시장의 불황 위기를 불러온 주요 악재로 분석된다.
이러한 국내 장비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지난 8월말까지 집계된 국내 반도체장비 생산량은 전공정장비가 3천6백만달러, 후공정 5천3백만달러 가량이며 검사 및 기타 장비가 각각 3천1백만달러와 4천1백만달러를 기록, 전체 국내 생산량은 수출물량(3천3백만달러)을 포함, 총 1억6천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더욱이 최근 상장사협의회 및 한국증권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아이·미래산업·케이씨텍·신성이엔지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최대 75%에서 최소 20%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반도체협회 김치락 부회장은 『현재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은 불황의 수준을 넘어 그동안 쌓아온 국내 장비 산업의 전체적인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전제하며 『이런 추세라면 향후 국내 장비업체의 잇따른 도산과 외국업체의 시장 철수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해 최근 국내외 장비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 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한편 반도체협회는 올해 전체 국내 반도체 장비 생산량은 약 2억7천만달러며 이 가운데 전공정장비가 7천9백만달러, 후공정이 8천6백만달러를 차지하고 검사 및 기타 장비가 각각 5천7백만달러와 5천6백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상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