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는 IMF 여파로 국민경제가 전반적으로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실물경제가 회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고 동남아 주변국가뿐만 아니라 남미·아프리카 등 세계 경제질서도 혼돈돼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불안정한 상태다. 이로 인해 국가간·기업간의 기술개발 경쟁은 더욱 가속화하고 기업 생존전략으로서 앞으로 기업의 중장기 기술개발 투자나 사업화 기술개발 방향모색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업이나 국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밀착형 서비스개발체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지금까지처럼 연차별 연구과제 선정시 중·장기적인 과제개발을 우선 지원하거나 단기적인 사업화 기술요구에 부응한 기술개발을 지향하기보다는 기업간 전략적 기술제휴로 적시에 사업화할 수 있는 경쟁시대에 걸맞은 서비스개발 관리체계의 정립이 요구된다.
고객밀착형 서비스개발이 성공하려면 우선 프로젝트 개발시 사업부서가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까지의 미흡한 점을 보완할 수 있고 단기에 사업화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 연구기관의 과제개발체계는 대부분 과제수행부서 중심의 기술개발 주도로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개발완료후 사업화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로 인해 적시 사업화 기회를 놓치게 됐고 그만큼 경쟁력도 잃게 돼 개발기술의 사업화율도 떨어지게 됐다. 실수요자가 불분명하고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일수록 연구개발 결과의 사업화가 지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이제부터라도 연구개발 수행체계를 개선해 고객밀착형 서비스개발과제가 우선되고 기술성보다는 개발완료시 사업성 평가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보다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연구기관별로 연초에 실시하는 과제선정 작업에서 일괄 선정보다는 사업화 주관부서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선정, 개발 착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화 주관부서 주도로 과제를 개발한다면 고객의 요구를 더욱 충족시킬 수 있으며 사업화하는 데에도 별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이같은 연구개발 관리 프로세스로 과감히 바꾸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서비스개발체계가 구축될 때 기본적으로 사업화 성공률도 높일 수 있고 사업화 실패시 연구실명제 차원의 책임한계도 분명하게 추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생존전략 차원의 과제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사업화에 크게 기여하려면 지금까지의 연구개발체계를 고객밀착형 서비스개발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또 기관 특성 및 과제의 중요도에 따라 이에 적합한 프로젝트 형상관리 지원도구의 도입 활용으로 대상 프로젝트 진행정보가 전사적으로 공유돼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연구인력·연구장비 등 연구자원 관리도 단기성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사업화 이후의 사후관리 측면에서도 기존 대형과제일수록 운용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체계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고객밀착형 사업화 기술개발 활성화를 통해 IMF사태로 어려움에 직면한 국가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통신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