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상사업단이 최근 그룹으로부터 강도 높은 회계감사를 받은 배경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삼성의 그룹 회계감사가 기업 인수·합병, 또는 해당기업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특별한 사안이 없는 한 실시되지 않는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그룹 감사에 앞서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지주회사」들로부터도 일련의 감사를 받았음이 밝혀지면서 『삼성영상사업단에 일련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추측할 수 있는 「사태」의 하나로 각 계열사의 영상사업팀을 모아 만든 「영상사업단」을 다시 계열사에 분사할 가능성을 꼽고 있다. 이는 적자 투성이인 영상사업단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경영진단이 나오는 것을 전제하는 것으로, 특히 계열사간 상호 지급보증이 가로막힘에 따라 영상사업단에 대한 지속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5대그룹에 대한 빅딜을 앞두고 삼성이 「스몰딜」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는 한동안 삼성그룹이 영상사업단을 방계그룹인 J그룹 또는 S그룹에 넘기려 한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어왔다.
일부에서는 비대해진 영상사업단을 대대적으로 수술하기 위해 그룹이 직접 나선 것이 아니냐는 색다른 분석을 하기도 한다. 예컨대 적자 투성이인 음악사업부와 케이블TV사업을 퇴출시키거나 다른 계열사에 이관하는 것을 전제로 그룹이 직접 경영진단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같은 업계의 시선에 대해 삼성영상사업단측은 『근거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그룹이 직접 나선 것은 지난 95년 영상사업단 출범 이후 한번도 경영지도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여러 소문들을 듣고 있지만 모두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삼성영상사업단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사업과 케이블TV부문 등이 올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나도는 일부 사업에 대한 퇴출소문은 슬림화 작업이 와전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삼성영상사업단이 올 상반기에 약 7백8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는 했지만 손익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사업의 경우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이 그대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에 대한 그룹의 회계감사가 정지작업의 일환인지 아니면 경영지도를 통해 손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는지는 좀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연말을 앞두고 삼성이 어떤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