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운
◇94년 한양대학교 전자계산학과 졸업
◇95년 게임스쿨 게임 프로듀서 기획 & 연출과정 수료
◇96년 게임 「프로토코스」 기획
◇97년 「아만전사록」 기획
◇98년 「붉은매」 기획
◇현 게임스쿨 프로듀서 과정 강사
게임(Game)이란 단어는 「흥겹게 뛰다」라는 인도유로피언 계통의 「Ghem」에서 파생된 것이다. 게임은 어원에서 나타나듯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놀이」 혹은 「오락」으로 표현된다. 또 전자오락게임은 컴퓨터적 기술과 오락이라는 놀이적 재미 요소를 바탕으로 게임 콘텐츠(Game Contents)와 컴퓨터 기술을 접목한 영상세계다.
게임은 단순한 아이들의 오락물이 아니다. 현실과 허구의 조합으로 구성되는 게임은 창의성을 창출하는 콘텐츠 산업인 것이다.
게임을 함으로써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받으며, 순발력·창의력·판단력·상상력·구사력·시청력·사고력 등을 계발할 수 있다.
게임산업이란 게임의 경제성과 상품성의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며, 양방향성(Interactive)을 가진 고도의 심리자극 능력을 제공한다. 또 수익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며, 고도의 상품개발 자유도를 가지고 있는 정서 서비스산업이다. 특히 대량판매가 가능하고 대량생산의 용이성 및 소재의 다양성과 학습과 교육에 접목이 용이하며 영화와 만화, 방송산업, 일상생활과 접목되어 21세기를 선도할 새로운 산업이다.
세계 각국은 차세대 첨단산업 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 차원에서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가속화하여 많은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게임산업은 정부시책 및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열쇠를 지닌 산업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게임산업은 자본의 열세를 극복하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밑천으로 삼아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잠재력이 그 어떤 산업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72년 미국의 아타리사가 「퐁(Pong)」이라는 오락실 게임을 발매한 뒤 전자게임은 폭발적인 급성장을 해오고 있다. 주로 전자오락실용을 중심으로 개발되었으며 그래픽과 진행이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이 단순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신선한 감동을 주었으며 단순한 업무용 또는 군사용으로 사용하던 컴퓨터를 이용해 인간으로 하여금 놀이라는 문화를 창조하는 일대기적 사건이 되었다.
80년대는 게임산업이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닌텐도는 8비트 게임기인 「패미컴」을 개발해 시판했다. 이 제품은 게임을 즐기려면 오락실에 가야 한다는 개념을 무너뜨린 가정용 게임기였다. 당시 PC게임에도 개발 붐이 일어 80년 「위저드리」 「던전앤드래곤스」 등이 제작되어 본격적인 롤플레잉게임의 시초가 되었으며, 83년 남코사의 「제비우스」, 85년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브러더스」, 86년 에닉스사의 「드래곤퀘스트」 등의 대작들이 발표되었다.
90년대 접어들면서 게임산업은 장족의 진보를 이루게 된다. 개인별 소득의 증가, 하드웨어의 발전, 유통망의 확대로 인한 세계 주요 국가들에서의 동시 발매로 인해 수요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92년부터 본격적인 상업용 게임 개발이 시작됐다. PC보급에 탄력을 받은 국내 게임산업은 95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제작하는 업체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 본격적인 개화기에 진입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처럼 게임기를 위주로 한 개발이 아닌 PC게임 개발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세계적으로 볼 때도 이제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은 종전과 비교할 수 없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게임산업 하면 그저 아이들의 장난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하나의 중요한 산업으로 인정하고 국가별로 다양하고 풍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장려하고 있는 추세다.
오늘날 게임산업은 더욱 세분화·거대화·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나의 게임을 만듦에 있어서 예전처럼 몇가지 아이디어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다. 영화산업과 마찬가지로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세분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게임이 좋아서 게임 개발에 참여하게 된 개발자 수준에서 이제는 분야별로 전문 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이 게임 개발자의 자리로 이동을 하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로 이루어진 전문 개발팀은 게임의 질을 높이며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등 이전에 게임 개발에서 보였던 많은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소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게임산업은 국제화·실시간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물론 컴퓨터 통신이다. 현대인은 누구나 컴퓨터 통신으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얻으며 또한 제공을 하고 있다. 바로 이 통신과 게임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같은 시간대에 동시에 배틀넷(Battle net)으로 접속하여 대화를 나누며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은 이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혼자서 모든 문제를 헤쳐 나가는 단일 플레이가 이제는 사람들이 공동으로 즐기는 게임문화로 변해가고 있다. 온라인 게임, 네트워크 게임방 등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게임산업은 크게 두 가지로 성장할 것이다. 하나는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게임이며, 다른 하나는 초대형 전문 오락실이나 테마파크 형태의 게임기 시장으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문 게임기 시장이며 다른 하나는 PC를 이용한 게임 시장이다. 현재는 이 두 가지 시장이 서로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면서 발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 게임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게임은 빠른 시일 내에 PC게임으로 이식되는 추세다.
예전에는 PC의 성능이 전문 게임기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해 사무용으로 국한되었던 단계를 벗어나 이제는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기본으로 한 멀티미디어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하드웨어의 성능 또한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용량의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질 수 있게 되면서 서서히 두 시장의 상호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PC성능의 발전속도는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전용 게임기 시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작은 게임기나 PC게임기가 할 수 있는 기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락실에서 체감형 게임을 보면 또 하나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발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첨단 센서기술이 융합된 가상현실(VR)시대로 진입하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수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게임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국민이 가지고 있던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해가고 있으며, 정부나 공공단체에서도 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국내의 현실이다.
첫째는 개발자들의 소양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개발자들이 게임을 제작하는 것을 하나의 올바른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좋아하다 보니 게임을 제작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선에 뛰어들어 제작을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직업관이나 사회관이 뚜렷하지 못한 편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가 하면 책임감의 결여로 많은 손해를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잦은 자리 이동으로 인해 개발자와 사업주간의 불신의 벽을 높이게 되며 이러한 현상은 선의의 피해자를 낳게 된다.
둘째는 개발사들의 전근대적·근시안적인 경영이다. 어떤 사람은 게임 개발에 대해 현대판 노동착취라는 심한 표현을 하고 있다. 아직은 순수하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개발자들의 기본 권리를 무시한 기업경영 방침으로 개발자들을 관리한다. 게임은 개발자 당사자가 즐거운 마음으로 개발을 해야 독특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상품에 접목할 수 있다. 낮은 급여, 기본적인 생활을 무시하는 대우 등으로 인해 개발자들은 많은 스트레스와 불만을 갖게 된다. 이러다 보니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는 뒷전이 되며 일정에 급급한 게임을 만들게 돼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셋째는 기술에 대한 투자가 미흡한 점이다. 개발자들을 육성해 새로운 개념의 게임을 창출하고 회사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축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한 개발자의 기술력이 더 이상의 효용가치가 없다고 판단이 되면 새로운 기술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자를 영입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경영방침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근시안적인 행동이다.
넷째는 기형적인 유통시스템이다.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고생을 해서 만든 하나의 상품을 판매하는데도 문제가 많다. 하나의 상품이 실질적인 소비자의 손에 닿기까지 최소 3단계에서 4단계를 거치는 유통은 상품의 거품가격을 형성시키는 주된 원인이다.
마지막은 정책적인 문제다. 해마다 국가에서는 많은 자금을 조성하여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육성책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육성책이 실질적인 효율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이나 현물을 담보로 한 대출에서 벗어나 기술력을 중시한 기술 담보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국내의 많은 개발사들은 영세한 환경에서 사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현실적인 정책이 수립되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게임산업은 「코흘리개 아이들의 돈을 노리는」 사업이 아니다. 그 단적인 예는 일본의 게임산업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게임산업의 시장규모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게임산업 자체의 특성상 상당한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 적합한 산업이다.
앞으로 개발사, 관계기관, 그리고 국가의 정책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게임산업은 도약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