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TFT LCD업체들이 최근 들어 수요급증, 가격안정, 주요 경쟁국인 일본의 엔고 등 호재로 새로운 도약기회를 맞고 있다.
현재 세계 TFT LCD시장이 공급과잉에서 공급부족으로 바뀌면서 삼성전자·현대전자·LG반도체(LG전자) 등 국내 TFT LCD 3사는 수출물량의 호조로 생산라인을 휴무없이 24시간 풀가동함으로써 연초에 비해 3배 이상의 생산량 증가를 보이고 있다.
당초 디스플레이 서치 등 전문분석기관들은 TFT LCD시장이 올연말에 수급균형을 이루고 오는 99년부터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보다 한 발 앞서 노트북PC시장이 12.1인치에서 13.3인치와 14.1인치로 전환하는 등 대면적화 추세를 보인 데다 데스크톱모니터시장이 연간 1백30만대 규모로 증가함으로써 올 하반기부터 공급부족현상으로 반전하면서 내년에는 10%의 공급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엔고현상에 힘입어 12.1인치와 13.3인치의 가격이 2백30∼2백40달러, 3백50∼3백60달러 등으로 각각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폭락 추세를 보였던 TFT LCD의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세계시장이 호전되면서 지난달 이후 국내 TFT LCD 3사는 호경기를 구가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노트북용 TFT LCD 공급업체인 삼성전자는 9월 이후부터 지난 연초에 준공한 천안공장의 생산라인까지 풀가동, 생산량이 월 10만장(12.1인치 기준)에서 30만장으로 3배 이상 증가하면서 월 매출도 사상처음으로 1천억원선을 돌파했다.
LG반도체와 LG전자는 최근 필립스와 대만업체들과 잇따라 7억달러, 2억5천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출호조를 보이면서 신규공장을 포함한 두 회사의 총 생산량도 삼성전자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 또한 현대전자도 9월 이후 생산량의 급증에 따라 월 판매규모가 연초보다 7, 8배 늘어난 2천만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한·일 TFT LCD업체들이 시설투자를 축소 또는 보류함으로써 윈도 98출시에 따른 노트북PC의 수요증가와 TFT LCD의 대형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현재와 같은 공급부족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경쟁상대인 일본업체들이 경기침체와 엔고에 따른 가격인상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국내 TFT LCD업체들의 매출 증가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철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