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폐쇄된 PC통신의 성인정보 부활여부를 놓고 PC통신사업자와 관련 정보제공자(IP)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C통신의 성인전용서비스가 폐쇄된 것은 지난 5월 검찰이 PC통신에 음란소설과 사진, 동영상 등을 공급한 혐의로 관련 IP를 구속하고 음란물을 올리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PC통신업체 관계자들을 입건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한국통신의 인포숍, 데이콤의 성인방 등 성인전용서비스는 모두 자체 폐쇄됐다. 또 이 사건의 관련자들은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일단 PC통신 관계자들은 1심 재판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서비스를 재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재판결과가 사업자들에게 유리하게 마무리돼야만 부담없이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것.
한국통신의 엄용식 국장은 성인정보서비스 재개에 대해 『1심 재판날짜도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서비스 재개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며 『우선 재판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자들도 대부분 올해 안에는 성인서비스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성인정보서비스 부활방법을 모색중이다. 가장 유력한 것이 인터넷 등급제 도입. 인터넷 등급제는 미성년자가 음란 외설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 웹사이트도 영화나 TV처럼 등급제를 실시하자는 것.
이 방법은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우리 정부도 이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사업자들은 인터넷 등급제가 실시되면 PC통신서비스도 자연스럽게 성인정보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현실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일부 정보만을 제출하는 형식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보제공자가 윤리위원회에서 제시한 「음란물에 대한 세부기준안」에 따라 자율적으로 음란여부를 판단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한 음란물에 대한 심의세칙」을 마련, 이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윤리위원회 이영규 사무국장은 『앞으로는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정보에 대해서만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심의를 마친 정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같은 제도를 시행한다고 할지라도 위험을 감수하며 서비스를 재개할 수는 없다는 게 대부분 서비스업체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성인정보서비스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성인정보를 제공하게 된 동기가 일반 서비스와 분리해 말썽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관리하자는 것인 만큼 관리를 더 충실히 하는 데 개선의 초점이 맞춰져야지 서비스를 폐쇄하는 데 맞춰져서는 곤란하다는 의견이다. 또 국경의 의미가 무너지고 있는 인터넷과 비교해서도 성인정보의 폐쇄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장윤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