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쇄회로기판(PCB)업체가 미국·대만 등 외국 PCB업체들의 기업인수 및 합병(M&A)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제휴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대만 등의 유명 PCB업체들은 최근들어 해외 생산거점 확보 및 판로 확대를 위해 한국 PCB업체와 자본투자나 M&A, 아웃소싱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접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PCB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모 사장은 『최근 미국 유명 PCB업체의 국내 에이전트 역할을 하고 있는 업체로부터 자본제휴 및 기업매각 의사를 타진받은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 PCB업체가 1억 달러 가량의 현금을 국내 PCB업체의 M&A 자금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견 PCB업체 사장은 『최근 대만 PCB업체로부터 자본투자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대만 업체는 국내 주요 PCB업체의 재무상태는 물론 주요 거래처·기술수준 등과 관련된 상세한 자료를 입수, 분석해 놓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유력 PCB업체의 한 임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외국의 유명 PCB업체들이 자본 투자나 인수, 아웃소싱 협력 대상자로 한국 업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하면서 『특히 PCB 제조 관련 기술수준 및 매출이 업계 상위권에 속하면서도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PCB업체가 이들 외국 업체의 전략적 제휴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양·단면 PCB사업에서 철수하고 있는 미국·유럽 지역 PCB업체들은 가전산업이 발달한 한국 환경을 감안, 가전용 PCB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빌드업·BGA 등 첨단 PCB 제조공법이 동원되는 통신기기용 기판을 중심으로 아웃소싱 파트너로도 한국 업체가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들 외국 PCB업체는 경영권 확보를 전제로 한 M&A보다는 투자 대상으로서 전략적 제휴에 무게를 두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국내 PCB업체의 대외신인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