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업계에 「닭싸움」이 벌어졌다.
닭고기가공 전문업체인 (주)하림(대표 김홍국)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ERP시스템을 도입키로 하고 최근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주요 ERP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이번 수주전에 뛰어든 ERP업체는 일단 5개사로 압축됐다. 국내 업체로는 한국기업전산원과 삼성SDS가 참여했으며 외국계 업체인 한국SSA, 한국오라클, SAP코리아가 가세했다. 일반적으로 두세 개 업체가 경합하는 ERP수주전의 양상을 고려하면 이번 하림의 ERP 수주전은 이례적으로 치열한 셈이다.
수주경쟁이 치열한 것은 무엇보다 하림이 도입할 시스템의 도입비용이 20억원 안팎으로 ERP업체마다 군침을 흘릴 만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또 ERP업체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해 중견기업체들의 초기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수주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여기에 ERP시장의 황무지다시피한 전북지역에 대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ERP업체 전략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ERP업체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 본사를 방문해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알리는 제품설명회를 잇따라 열고 있다.
이 때문에 하림 본사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방문하는 ERP업체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또 ERP업체마다 구성한 하림 전담 인력들은 때아닌 「닭고기 연구」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한다.
하림측은 이번에 생산·제조에서 영업에 이르는 ERP 전체모듈을 도입할 방침을 갖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께 공급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닥등록업체인 (주)하림은 닭고기 가공분야에만 전문적으로 파고들어 연간 2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기업이며 최근에는 일본과 중동 등지로 수출까지 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2천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