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TV 양산 돌입

 11월 1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디지털TV 방송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TV업체로는 처음으로 디지털TV 양산에 착수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방송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디지털TV 방송이 오는 1일부터 미국에서 처음 시작됨에 따라 초기시장 선점을 위해 최근 디지털TV 개발 및 현장테스트를 완료하고 양산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30일(한국시각) 디지털방송으로 중계되는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발사장면을 수신하는 데 필요한 디지털TV를 공급한 바 있어 미국 소비자들은 세계 처음 시작되는 디지털 시험방송 및 본방송을 모두 삼성전자 제품으로 시청하게 됐다.

 11월부터 시작되는 미국 디지털방송을 앞두고 현재 전세계 유수의 TV업체들이 디지털TV 개발 및 양산을 서두르고 있으나 내년초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전자는 외국의 경쟁업체들에 비해 3∼6개월 앞서 디지털TV세트 양산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수원공장에서 양산에 착수한 디지털TV는 지난 10년간 총 5백억원의 연구개발비와 6백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지난해말 개발한 55인치급 후면투사방식의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양산에 나선 제품에 「탄투스(TANTUS)」라는 자가브랜드를 부착해 11월초부터 수출에 나서 초기 디지털TV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디지털TV시장은 오는 2000년 1백60만대, 아날로그방송이 중단되는 2006년에는 3천만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세계 가전업계의 최대 유망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월드컵에 맞춰 본방송을 실시하고 2006년에는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미니해설>

 11월 미국의 디지털TV 본방송을 앞두고 지금까지 완벽한 디지털TV세트가 선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디지털TV 양산은 앞으로 미국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9월 가장 먼저 디지털TV 마케팅에 착수했으며 디스커버리호 발사장면을 디지털방송으로 중계하는 미 해리스사에 디지털TV를 공급하는 등 선발업체로서의 면모를 과시해왔다.

 삼성전자측은 이처럼 마케팅이나 양산에서 세계 유수의 업체들에 비해 한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제품의 기술력 및 품질에 대해 자체적으로는 물론 미국 전문기관내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대당 1만달러에 육박하는 고가격으로 인해 당분간 고소득층에 한정될 미 디지털TV 초기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오는 2006년 2백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삼성전자 컬러TV에 대한 미 정부의 반덤핑규제가 종료됨으로써 국내에서 생산된 디지털TV의 대미 직수출이 가능해져 디지털TV의 국내 생산에 따른 관련 부품산업 육성은 물론 수출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