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취업난 타개를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등장하는 가운데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4학년 학생들의 이력서를 띄우거나 CD롬을 제작하는 등 「전자 이력서」를 활용한 첨단 구직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결성한 전국졸업준비위원회연합(전졸연·위원장 이종구 광운대 경영학과)의 경우 국제채용박람회가 개최된 지난 8월부터 인터넷상에 전자이력서 구축작업을 추진, 지금까지 6천명의 구직자를 등록했고 10여개 업체에서 이를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또 단위 대학별로는 아주대 졸업준비위원회(위원장 송재광 화공학부)가 독자적인 홈페이지(http://exit.ajou.ac.kr)를 개설, 1천여 명에 달하는 졸업예정자들의 전자 이력서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측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경희대와 한양대·한국외대는 교내 홈페이지 취업정보를 통해 학생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알리는 서비스를 잇달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에서는 이 학교 홈페이지를 이용해 구직학생들의 자세한 신상정보를 검색, 손쉽게 적임자를 채용할 수 있게 됐다.
동국대는 한걸음 더 나아가 국내 대학 최초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CD롬 타이틀로 된 전자이력서를 제작하고 있다.
4학년 1천여명의 자세한 신상명세를 모두 담게 될 이 CD롬 타이틀은 앞으로 1천여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배포될 예정이다. 동국대는 교수들이 직접 나서 유망 중소기업과 동문회사를 방문, 이 CD를 전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동국대 취업과의 김병수 과장은 『지금까지 구인·구직정보는 주로 기업체가 학생들에게 회사정보를 제공해 왔으나 최근 IMF 등의 영향으로 국내 노동시장 상황이 공급은 넘쳐나는데 비해 수요는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업체를 대상으로 자신을 홍보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동국대는 졸업생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1천여명에 달하는 졸업 예정자들의 자세한 신상정보를 1장의 CD에 담을 수 있는 전자이력서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전자 이력서의 효과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국대에서 만난 한 학생은 『IMF로 기업체들의 구인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각 기업체 인사 담당자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CD를 통해 제공되는 전자이력서의 내용을 얼마나 활용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구직전쟁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