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우리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반찬은 단연 김장김치다. 특히 김장김치는 담그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관하는 것이 더 중요해 시골가정에서는 땅속에 김칫독을 묻어놓고 장기간 보관하면서 김치 맛을 즐겨왔다.
김칫독을 묻을 수 없는 도시 아파트가정에서는 냉장고안에 김치를 넣고 김치의 변질을 막아왔으나 냉장고 문을 수시로 여닫는 상태에서는 일정한 냉장온도를 유지할 수 없어 김치 맛의 변질이 빠를 뿐만 아니라 냉장고 안에서도 악취의 원인이 돼왔다.
이같은 도시 아파트 가정주부들의 애로를 간파한 가전제품 관련업체들이 틈새시장 상품으로 김치냉장고를 개발, 의외의 호응을 얻으면서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95년 만도기계가 김치보관전용 김칫독시장에 제일 먼저 뛰어들어 김치냉장고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정수기 전문업체인 청호나이스도 냉 정수기의 원리를 응용해 만든 반도체 김칫독 김치뱅크를 선보였으며, 삼성전자 역시 땅속 깊은 맛 삼성김칫독을 출시해 현재 국내 전자김치냉장고시장은 3파전을 이루고 있다.
만도기계는 지난해 히트상품인 김치냉장고 「딤채」의 디자인과 실용성을 개선한 신모델(고급형 DP-601·소비자권장가격 59만5천원)을 출시해 기존 디럭스형(94ℓ), 고급형(53ℓ), 표준형(53ℓ) 등 모두 4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기존 모델 중 고급형을 개선한 DP-601 모델은 4개월간 생생한 김치 맛을 유지해줌은 물론 야채·생산·육류 등 신선식품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청호나이스는 첨단우주항공산업에 사용되는 열전소자 반도체를 이용, 정교한 냉각온도조절이 가능한 김칫독 겸용 냉장고 김치뱅크(CH-2020·54ℓ급)에 이어 최근 발표한 반도체 김칫독 김치뱅크(모델명 CH-2002·소비자권장가격 70만원)를 선보였다.
이 김치뱅크는 인공지능 마이컴회로 내장으로 김치의 종류에 따라 김치의 숙성 속도와 숙성 정도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기존 컴프레서 방식과 달리 온도편차가 미세하다는 게 장점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들어 60ℓ급 두 모델(SKR-652M, SKR-620B)을 출시, 총 4개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데 모두 위로 여닫는 전통적인 김칫독 구조로 공기 접촉을 최대한 억제, 기존 냉장고 보관시 쉽게 숙성되는 단점을 보완했다.
가격이 59만8천원인 SKR-652M 모델은 인공지능기능을 탑재해 자동으로 김치를 숙성·저장하고, 39만8천원의 SKR-620B 모델은 김치 보관위주로 개발됐다.
이들 업체 외에 김치의 숙성 기능은 없지만 김치보관만 전용으로 하는 김칫독이 잇따라 선보여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김치냉장고시장은 김치의 소비형태가 편의성 위주로 다양화되고 있어 도시 가정주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데다 김치가 세계적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어 관련업체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