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매장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내세워 내년 1월부터 대형 가전제품 취급을 중단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 배경과 앞으로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신세계백화점의 대형제품 취급중단 결정은 그동안 가전제품이 고급유통점을 지향하는 백화점의 구색 전략상품으로 활용돼왔지만 최근 할인점과 전문전자상가·가전양판점 등의 가격공세에 밀려 더이상 설 땅을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신세계는 계열 할인점인 E마트가 전자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이로 일원화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지만 다른 백화점들이 다하고 있는 대형제품 판매를 과감히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큰 용단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가 대형제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한 첫번째 원인은 가격경쟁이다. 할인점과 전자상가·가전양판점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진이 매출액의 5% 안팎으로 줄어들고 고객도 대부분 이들 상가에 빼앗겼다.
이에 따라 가전매장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대형제품 취급중단의 또 다른 원인은 매출감소에 따른 매장의 수익성 감소다.
가전제품 매장은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돼왔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오르지 않아 수수료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신세계백화점이 수익성이 낮은 대형제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하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그동안 힘겹게 운영해왔던 가전매장을 계속 운영할지 신중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롯데 역시 가격경쟁력면에서 할인점이나 전자전문 상가에 크게 뒤지고 있다』며 『그러나 매출단위가 크고 고객을 위한 구색을 감안하면 철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매장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본점 가전제품의 매장을 절반으로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백화점업계의 대형가전제품 취급중단 움직임은 국내 가전3사뿐만 아니라 외산 가전업계에도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외산가전 업계의 경우 그동안 자체 유통망보다는 백화점을 통한 매출이 높았기 때문에 이번 신세계백화점의 가전매장 철수 결정을 악재로 판단, 앞으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