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핀란드 미스터리

 핀란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북유럽 발트해의 보스니아만과 핀란드만에 접해 3면이 바다이고 산과 호수가 아름다운 나라이다. 또한 러시아와 스웨덴이라는 강대국들과 국경을 접한 탓에 수많은 침공의 역사를 겪었던 나라이다.

 핀란드는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 혁명이 일어난 다음해인 1918년에 처음으로 독립했다.

 「핀란드 미스터리」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핀란드인의 정자수가 1㎖당 평균 1억1천3백만 마리로 보통 사람의 2배가 넘는 사실을 지칭하는 말이다.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풍부한 해산물과 깨끗한 환경 때문이 아닐까 추측된다. 혹자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이라고도 한다. 핀란드는 아직도 호수물을 그대로 퍼서 마실 수 있는 몇 안되는 나라의 하나이다.

 수려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임업과 광업 등 1차산업에만 주력해온 핀란드가 요즘 들어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핀란드 변혁의 기수는 핀란드 최대의 통신기기 업체인 노키아가 맡고 있다.

 노키아는 전세계 10개국에 공장이 있고 1백30개국에 걸쳐 4만2천명의 인력을 갖춘 거대 기업이다. 전직원의 4분의 1이 연구개발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1865년 광산기술자인 프레데릭 이데스탐이 남서 핀란드에서 창립한 노키아는 창립 당시에는 임업이 주업이었다. 이어 화장지 분야를 중점 육성한 다음 6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전자산업에 뛰어들었다.

 노키아의 폭발적인 성장은 80년대 들어 회사의 무게 중심을 정보통신 산업으로 전환하면서부터 가시화했다.

 86년 전체 매출액의 17%에 불과하던 정보통신 매출은 96년 90%로 높아져 세계 유수의 정보통신 업체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 노키아가 곧 한국에 진출해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휴대전화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휴대전화기 부문에서 94%의 판매신장률을 기록,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기 제조업체로 부상했으며 올해 3천6백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국내업체와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21세기에 새로운 「미스터리」 창출을 꿈꾸는 핀란드 정보통신의 기수 노키아의 한국 진출에 국내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