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아름다운 시절" 관심 집중

 (주)영화사 백두대간(대표 이광모)이 제작한 「아름다운 시절(원제:Spring in My Hometown)」이 지난 8일 폐막된 제11회 도쿄영화제에서 금상과 기린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외 영화계로부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영화제작인들이 쏟아부었던 노력과 열정이 입증된 결과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95년 제7회 하틀리메릴 국제 시나리오 콘테스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면서 세계에 알려진 이래 제51회 칸영화제 감독주간행사에 공식 초청되고, 제20회 스웨덴 스톡홀름영화제와 제18회 미국 하와이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제작기간 내내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이번에 국내 개봉(11월 21일)을 앞두고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E)이 공인한 아시아 유일의 국제영화제인 도쿄영화제에서 2개 부문을 수상하고, 이에 따른 상금으로 한국영화사상 가장 많은 1천만엔(1억원)을 받아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백두대간이 기획·제작하고 SKC가 11억여원을 지원한 「아름다운 시절」은 총제작비 약 14억원, 제작기간만 10여년이 소요된 작품이다. 지난 88년 이광모 감독이 시나리오 창작을 시작한 이래 6년간 집필하고 4년간 수정했다. 도중에 재원 마련의 어려움으로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96년 5월 제작이 확정되면서 백두대간과 이 감독의 노력이 본격화됐다.

 이 감독은 완성도에 충실하는 정공법을 선택, 보수적인 영화제작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한국전쟁이라는 고난과 절망의 시대에도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고 살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진혼곡」 또는 「삶의 시련과 상처의 회상적 묘사 그리고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삶의 의미와 희망에 대한 탐구」가 영화의 주제라고 밝혔다.

 이후 97년 2월부터는 4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전 배역을 캐스팅했고 3개월에 걸쳐 현장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기존 한국영화계가 시도하지 못했던 꼼꼼한 제작방식을 선보였다. 이때 아역배우들을 비롯한 모든 출연자들은 하루에 9시간씩 현장 적응력을 배양했다. 그 사이 사이에 50년대 풍경(배경)찾기가 진행돼 총 1백20여 군데의 로케이션 장소가 선택됐고, 전북 임실에서는 한국통신의 지원하에 방앗간 앞 전봇대 6개를 뽑아내기까지 했다.

 98년 1월 촬영이 완료된 후에는 후반작업에만 약 2억원을 투자, 일본 이마지카 현상소에 오프닝 자막과 옵티컬(광학)작업 등을 의뢰해 영상의 질을 끌어올리는 등 전력투구했다.

 이 감독은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아름다운 시절」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무엇보다 오는 21일부터 있을 국내 상영 및 관객들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하고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영화적 과제인 이산가족문제를 모티브로 한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산가족을 소재로 한 차기 작품은 내년에 촬영에 들어가 2000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