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주년째인 올해 워크아웃(기업회생작업)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아남전자(대표 박상규)가 수출 전문기업으로 거듭 태어난다.
박상규 아남전자 부사장은 『해외 첫 수출기지인 중국 동관 오디오공장의 본격 가동을 계기로 앞으로 수출 전문업체로 재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내수중심의 영업을 전개해 온 아남전자는 IMF 불경기를 맞아 더 이상 내수 위주의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국내 생산 및 영업조직을 축소하는 대신에 내수라인을 수출로 전환하고 해외 판매망을 보강하는 등 수출부문을 단계적으로 강화시켜 왔다.
특히 지난 2월엔 내수용 저가 모델에 대한 채산성을 높이고 수출모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남전자 홍콩유한공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중국 광동성 동관시에 연산 50만대 규모의 오디오 공장을 완공, 6개월간의 시험가동을 끝내고 지난 5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5월 중국에서 생산해 첫 수출된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인 「메가 707」이 독일 유력 AV전문지로부터 품질 및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기 시작하면서 독일 퀘레, 일본 티악, 미국 웰턴 등 기존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오디오 제품이 이처럼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주 드문 일로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손색이 없는 데다 가격경쟁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게 아남전자측의 설명이다.
아남전자는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오디오 공장의 본격 가동을 계기로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 내년부터는 AC-3방식의 리시버앰프를 필두로 미니디스크(MD)플레이어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플레이어 등 첨단 디지털 AV제품을 앞세워 고품질로 승부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중국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한 돌비디지털(AV-3) 방식의 AV리시버앰프의 경우 신규 바이어인 일본 마란츠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대규모 수출계약을 이끌어내는 등 아남전자의 수출 확대 전략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지난 7월 첫 수출된 MD플레이어도 일본·미국·유럽 등 바이어들의 주문이 쇄도함에 따라 연내 모델 수를 5개로 늘리는 한편 생산라인도 국내 안산공장에서 중국 동관공장으로 이전해 가격경쟁력을 보강하는 등 주력 수출품목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 비디오CDP의 대체 상품으로 점차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전용 DVD플레이어도 연내 개발을 끝내고 원가절감을 통해 2백 달러 이하로 수출가격을 낮춰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및 수출에 나설 예정이다.
오디오 수출전진기지인 동관공장은 시험가동중인 지난 8월 이미 수출이 1백만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이달부터는 2백만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여 올해 8백만 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승욱 동관아남전자 사장은 『중국정부 및 바이어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내년에는 중국 공장에서만 전체 오디오 수출의 70% 수준인 3천만 달러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광동(중국)=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