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교육정보화 이대론 안된다 5> 교무업무전산화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한 초·중·고등학교 교무업무 전산화는 앞으로 교육정보화 추진의 골격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교무업무 전산화는 멀티미디어교실·교단선진화 등처럼 직접적으로 정보교육에 속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성적관리에서 학생생활지도·학적관리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학사업무를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교육정보화의 구조물이라 할 수 있다.

 즉 교무업무 전산화는 정보교육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일선 학교와 정부의 교육정책 수립 및 시행에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정보화사업이다.

 교무업무 전산화는 그러나 구축 초기단계부터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 중에서도 교무업무 전산화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시범 설치해 운용중인 교무행정시스템에 대해 교육부와 시스템 설치업체들은 개선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데 반해 이를 직접 운용하는 일부 학교와 다른 정보기술(IT)업체들은 몇가지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한국정보공학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과 한국컴퓨터통신의 「유니SQL」 DB를 포팅한 유닉스서버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20∼40명 정도가 동시 접속돼야 함에도 실제로 5명 정도만 접속해도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시스템에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가 너무 복잡해 교사들이 쉽게 사용할 수 없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로 인해 교무업무 지원시스템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서버가 현재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HP·한국후지쯔·한국IBM 등 4개사 제품으로 제한돼 국산 윈도NT서버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이 공급경쟁에 나설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태헌 한국컴퓨터통신 사장은 『유닉스서버는 신뢰성이 뛰어나지만 편리성 측면에선 윈도NT서버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는 선택의 문제이며 특히 교무업무 지원시스템을 개발에 착수할 당시 유닉스서버가 가장 적합한 컴퓨터라는 결론에 따라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무행정시스템은 또 윈도NT서버로 구축할 경우보다 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시스템통합(SI)업체들을 비롯한 업계 일각에선 이 교무행정시스템을 학교전산화와 연계한 통합솔루션으로 구축할 경우 전체적인 비용을 약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최근 이 교무업무 전산화 추진방식을 각급 학교에 일임하는 게 아니라 시도교육청별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를 설치할 수 있는 SI업체에 일괄 위탁하도록 유도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시스템 구축에 따른 책임을 일원화하고 비용절감 효과도 거두려는 의도다.

 그리고 현재 광주시교육청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교무업무 전산화를 포함한 지역내 교육종합정보망(케티스넷) 구축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지만 케티스넷은 그 의도나 취지에 비추어볼 때 앞으로의 교육정보화 추진방향을 제시하는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케티스넷은 몇몇 학교나 특정 분야에 한정하는 이제까지의 교육정보화 추진방식과 달리 광주시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본청과 9개 산하기관, 그리고 지역내 약 2백50개 초·중·고등학교를 연계하는 종합정보망 형태로 구축할 예정.

 또 교무업무 지원시스템은 물론 본청정보화·학내망·교단선진화·컴퓨터실습실 등이 모두 이 케티스넷 구축 프로젝트에 포함돼 서로 연계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케티스넷도 프로젝트 내용과 비교할 때 예산이 너무 적어 아직까지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교무업무 전산화 추진의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예산부족이 현실로 나타난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