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협상이 진행중인 LG반도체와 현대전자가 세계 최대의 D램 수요업체인 컴팩사로부터 연이어 최우수 D램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이변 아닌 이변이 발생하자 또다시 정부의 반도체 빅딜 정책에 대한 비판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미 컴팩사는 올해 1·4분기와 2·4분기 최우수 D램 공급업체로 LG반도체를 선정한 데 이어 3·4분기에는 현대전자를 최우수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컴팩사는 D램을 공급하는 전세계 11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품의 성능은 물론 △공급가격 △기술 △적기공급능력 △성능향상 △고객대응 유연성 등을 종합 평가해 분기별로 순위를 매기고 이를 근거로 향후 구매량을 결정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1·4분기에 최우수 공급업체로 선정된 업체는 2·4분기 구매량을 상당부분 늘려주는 방식이다.
특히 컴팩사는 올해 초 워크스테이션 및 네트워크업체인 디지털이큅먼트(DEC)사를 인수, PC는 물론 컴퓨터 전 분야에서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공급업체로 부상한 이른바 「D램 업계의 큰 손」이다. 더욱이 구매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컴팩사가 특정업체를 연속 최우수업체로 선정한 것이나 한국업체를 3번 연속 선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컴팩사가 제품의 기술 및 성능경쟁력이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를 최우수 공급업체로 선정할 까닭이 있겠느냐는 게 반도체업계의 항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PC업체면서 가장 많은 양의 D램을 구매하는 컴팩이 최우수 공급자로 선정한 양사를 경쟁력이 없는 업체로 몰아세우며 빅딜을 강요하는 것은 반도체 빅딜이 경제적인 고려보다 정치적인 논리로 이뤄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