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다리미 회복세

 그동안 필립스·브라운·내셔널 등 외산제품에 밀려 고사위기에 처했던 국산 전기다리미가 최근들어 점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중소업체들이 이의 생산을 재개하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국제전열·코발트전기공업 등 전기다리미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가전업체들은 최근 전기다리미의 판매량이 매월 10∼15%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외산에 밀려 생산을 중단했던 중소전문업체들이 다시 생산라인을 재가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산 전기다리미의 회생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이는 지난 95년부터 국내시장에 급속히 침투, 국산제품의 존립기반 자체를 흔들어 놓았던 외산 전기다리미 수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폭 꺾이기 시작한 데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외산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그 수요가 국산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지난 8월에 중국·싱가포르·프랑스산 전기다리미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서 저가 중국산 제품은 수입이 대폭 감소한 데다 필립스·물리넥스 등의 제품도 환율인상 및 반덤핑관세를 반영, 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오르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도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들어 노비타 브랜드로 삼성대리점 및 양판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다리미 주문량이 꾸준히 증가, 월 공급량을 6천∼7천대로 확대한 데 이어 LG전자도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는 전기다리미 판매량이 월 6천대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제전열은 가전3사에의 OEM납품량 이외에 대형 할인매장 등에 유통업체브랜드(PB)로 공급하는 물량의 증가로 생산량이 월 1만5천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자가 브랜드 판매 및 수출을 병행, 생산량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발트전기공업도 재래시장 및 군납 등에서 판매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외산 전기다리미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수입이 급증, 96년에는 96만여대, 1천7백만 달러 어치까지 증가했으나 올들어 수입물량 및 수입액이 예년의 40% 수준인 각각 30만대·4백만 달러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