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미국행 화물운송료 인상으로 전전긍긍

 전자업계가 미국행 해상운송비의 기습인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엔고로 모처럼 수출호기를 맞고 있지만 물류비용 증가로 국산 전자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오르기 시작한 해상운송료는 현재 40푸트(Foot)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기본노선인 부산에서 미국 LA까지 약 1천7백 달러선. 이것은 지난 5월에 3백 달러가 인상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아 1백 달러가 인상된 것으로 매년 1년마다 한번씩 운임을 조정하던 관례를 깬 것이라는 게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선사들은 중소 전자업체들과 선사를 중개해주는 업자들에 대해서는 10월 1일부로 3백 달러가 인상된 요금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대형업체들에 대해서는 업체별로 물동량이 많은 미국내 10개 이내의 지역(Point)에 대해 최하 1백 달러에서 5백 달러까지 각각 운송비를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제 이번 해상운송료 인상 폭은 지난 5월에 비해 평균 3백 달러 이상 인상된 셈이다.

 결국 이번 해상운송료의 인상은 물동량이 많은 대형 전자업체들은 물론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많은 중소 전자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선사들은 정기적으로 해상운송료를 조정하는 내년 5월에는 미국으로 향하는 운송료를 9백 달러까지 인상해 재계약할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전자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선사들이 해상운송료를 인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자업계에서는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이 대미지역으로의 수출확대에 나서면서 미국으로 향하는 물동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상 폭이 워낙 커 물류비용 증가에 따른 제품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며 이것은 곧바로 국산 전자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게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전자제품 수출물량은 해상운송이 담당하고 있으며 또 미국으로 향하는 전체 수출물동량 중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해상운송료의 인상에 따른 여파가 결코 작지 않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사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이처럼 기습적으로 또 큰 폭으로 운송료를 인상하는 것은 엔고 등으로 수출환경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제품의 수출단가에 이를 반영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선사측에서 특수라는 업계 차원의 이익보다는 거시적인 차원에서 국산 제품의 수출확대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더라도 내년 5월 재계약시에는 보다 합리적으로 운송료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