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TV 산업 구조개편 방향

백봉주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전략마케팀장·이사

 TV는 일반 소비자들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화질과 음질의 신기술 발전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다.

 TV분야는 최근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표시장치(Display) 기술의 발전과 차세대 제품 개발이 잇따르면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의 TV분야 동향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변화추세를 간파할 수 있다.

 하나는 TV의 대형화로서, 기존 CRT를 채용한 대형 제품은 물론이고 40인치 이상의 프로젝션(Projection)TV고, 또 하나는 프로젝션을 표시장치로 채용한 대형 고선명(HD)TV의 개발과 양산이다.

 북미와 서유럽(EU) 등 선진시장은 대형TV의 수요증가와 가격하락이 계속되고 있으며, 광폭(Wide)TV와 완전평면TV,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제품의 개발과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대형 제품의 수요증가로 대형 수입제품과 중소형 현지생산(로컬) 제품간의 양극화 현상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즉 고가의 수입품과 중저가의 로컬제품 사이의 선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고, 중소형군에서 선진업체의 이탈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세계 컬러TV시장은 2001년에 약 1억3천만대의 수요로 몇 년간 3%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화면크기가 25인치 이상인 대형TV 점유율이 무려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하나는 표시장치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TV에도 첨단 표시장치 신기술을 채용한 차세대 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완전평면 브라운관(CRT)·액정표시장치(LCD)·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을 채용한 TV 신제품이 이미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고 각 업체들의 개발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TV업계가 이같은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해 제품 대형화와 첨단 표시장치 채용화 추세에 적극 대처하지 않는다면 생존 그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양적으로는 꾸준한 성장을 유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소형 제품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브랜드 이미지와 가격면에서도 소위 1군 업체와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마저 완전 개방될 예정이어서 국내 TV업계는 더욱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TV 점유율이 절반을 차지하는 국내시장이 개방되면 일산 대형TV가 다양한 모델구성과 강력한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내수시장을 잠식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중소형 제품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더 이상 국산제품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손익개선에 기여할 수 없으며 미래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도 없다. 대형 위주로 TV사업구조를 과감히 개편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기술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전개, 차세대 제품으로 자연스런 전환을 이룩하는 것만이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이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