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SK텔레콤 광고멘트인 이 말 한마디가 이동통신 업계 전체를 자극, 광고전 2라운드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같다.
이동통신 업계는 서비스 초창기에 기존 이동통신과 차별화에 이어 그동안 「브랜드 알리기」 「통화품질 경쟁」 등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바꾸어왔으나 최근 서비스 영역이 지하로까지 확대되면서 SK텔레콤이 「통화 커버리지」를 소비자 소구 포인트로 설정하자 경쟁업체들이 즉각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통업계는 SK텔레콤의 이같은 광고에 대해 『이통업계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이 비교광고를 함으로써 경쟁 업체를 자극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SK텔레콤의 「안되는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라는 멘트는 「지하에서 통화가 안되는 줄 알면서 왜 된다고 했을까」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결국 PCS 3사를 겨냥한 비교광고라는 것이다.
PCS업계의 한 광고담당자는 이와 관련, 『SK텔레콤이 지하철역 통화광고에 나서면서 모 PCS 업체가 맞대응에 나섰고 이에 대해 SK텔레콤이 재반격에 나선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SK가 갖고 있는 강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일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SK텔레콤의 광고가 업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지하통화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업체들이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증설, 출력증강에 경쟁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출력증강 경쟁이 현실화하면 통화 커버리지와 품질면에서 업체의 과당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SK텔레콤이 이같은 광고전을 펼치자 PCS사업자인 H사는 서울 명동지역에서 기지국 출력을 지하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충분히 높여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른 두 PCS사업자는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증설해 출력을 높일 것인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 만족을 위해 지하에까지 서비스가 되도록 해야 하겠지만 지하에서 터진다고 무조건 통화품질이 좋은 것으로 평가해서는 곤란하며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고가의 기지국을 빽빽히 세워야 한다면 이는 국가적 낭비』라는 게 그 이유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