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창조하는 것보다 현재의 기술을 얼마나 잘 이용하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지난 11일 개최된 「CA 토털 엔터프라이즈 매니지먼트 98」 솔루션 전시회에 참가하고 삼성SDS와 전략적 제휴 조인식을 위해 내한한 미국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의 찰스 왕 회장은 새로운 창조보다는 이미 있는 기술의 효율적인 활용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지난해 총 매출 47억달러를 올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에 이어 세계 3위의 소프트웨어 업체로 자리잡은 CA는 올 4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CA 월드 98」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벗어나 서비스 제공업체로 거듭난다는 선언을 하고 「글로벌 프로페셔널 서비스(GPS) 그룹」을 조직, 변신을 꾀하고 있다. CA는 현재 세계 각 지역의 서비스와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을 인수 합병하거나 제휴를 맺으며 GPS의 역량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이번 삼성SDS와 전략적 제휴도 GPS 그룹과 사업적 제휴취지에서 진행된 것이다. 찰스 왕 회장을 만나 정보기술과 CA의 GPS 근황에 대해 들어봤다.
-기술 활용을 강조하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비즈니스적 관점과 기술적 관점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비즈니스맨은 자가용을 탈지 택시를 탈지 아니면 트럭을 탈 것인지를 생각하고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가장 빠른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자들은 처음부터 무엇을 만들까를 생각합니다. 지금은 비즈니스 관점에서 생각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IT기술도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기업들은 IT관리를 기술전문가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단순한 효율보다 비즈니스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IT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CIO는 CEO가 갖고 있는 비즈니스 비전을 IT기술로 달성하도록 해야 합니다. 단순히 IT기술로 회계처리만을 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현재 CIO들은 플랫폼 선택 등 기술적으로만 관여하고 있으나 비즈니스에 직접 참여해야 합니다. 아울러 CIO도 재정책임자(CFO)나 영업책임자들처럼 CEO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합니다.
-이번 삼성SDS와 제휴 외에 국내 업체와 추가로 제휴를 계획하고 있는가.
▲CA기술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업체와의 제휴가 필요할 것입니다.
-제휴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어떤 것이 있는가.
▲앞서 말한 대로 기술 활용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업체라면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기술을 이용해 비즈니스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삼성SDS도 그런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4월 GPS 발족 이후 현황이나 실적은 어떤가.
▲지난 9월말 마감한 분기 실적에서 서비스 분야 매출이 전년대비 1백% 성장했습니다. 내년 3월 31일까지 총 1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입니다. 최근에 미국·영국·스페인에서 활동하던 리얼로직사를 인수했고 현재 유럽의 2개 업체와도 인수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한편 찰스 왕 회장은 1944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52년 미국으로 건너간 다음 76년 세 명의 동료와 함께 CA를 설립해 97년 현재 세계 43개국에 1만1천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 소프트웨어 왕국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