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가 진공청소기를 새로운 수출주력상품으로 내세우고 북미시장 등 비교적 고가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가운데 신규 진출한 시장에서의 가격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가전3사는 중국·CIS·유럽 등에 국산 진공청소기를 수출하면서 국내 업체들간 경쟁으로 수출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 출혈경쟁을 벌인 탓에 실익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캐니스터형 진공청소기로 국내업체로서는 북미지역 첫 수출을 이뤄낸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현지 토착형 제품으로 개발한 직립형(Up-right) 진공청소기 「콰이어트 스톰」을 첫 선적, 내년에는 약 40만대를 북미지역에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에 수출한 진공청소기가 현지에서 최고 3백50달러에 이르는 중고가에 판매된다는 점을 혁신적인 성과로 내세우고 있으며 비록 수출단가를 정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수출가의 2∼3배는 족히 될 것이라며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앞으로 삼성전자가 저가 물량위주의 수출보다는 중고가의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들 위주로 수출전략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가 올해 안에 자체 개발한 직립형 진공청소기로 첫 수출을 이뤄내겠다며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어 LG의 진출로 인해 삼성의 가격정책이 흔들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예전처럼 현지 유통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이 앞다퉈 진출할 경우 업체들간 납품가격경쟁을 부추겨 수입단가를 낮추고 마진을 확대하려는 정책을 펼칠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