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대표 이재휘)는 올해로 창립 12주년을 맞는 기억장치 전문 유통업체다. 국내 반도체 3사의 메모리를 비롯해 중앙처리장치(CPU)·하드디스크드라이브·집드라이브·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 등 주기억장치와 보조기억 장치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의 전신은 지난 86년 설립된 통신장비 생산·판매 업체인 미래전자다. 현재의 그리고는 지난해 9월 미래에서 독립하면서 얻은 새 이름이다.
이 회사는 미래코퍼레이션에서 분리되기는 했지만 반도체 유통전문이라는 회사의 명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래반도체 시절인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용산의 나진상가와 원효상가·선인상가·터미널상가 등에 잇따라 매장을 개설하면서 회사는 절정기에 달했다. 반도체 경기침체로 96년 선인과 나진의 매장을 철수하고 원효·터미널 상가 두 곳에만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여전히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예전의 명성 그대로다.
그리고는 매출이 많지는 않지만 연평균 10%의 꾸준한 매출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가 이처럼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정확한 수요예측과 시장상황 판단, 고객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 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 이재휘 사장은 『주요 취급품목인 메모리의 경우 세계시장 추세에 따라 등락폭이 커 주식처럼 변동성과 위험성이 크다』고 밝히고 『다양한 채널로 국제장세와 내수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가 갖고 있는 또하나의 강점은 판매원의 자질이다. 신입사원을 선발한 뒤에는 6개월 동안의 교육기간을 거쳐야 비로소 영업에 투입한다.
이 회사의 취급품목은 노트북용 메모리에서부터 서버에 사용되는 대용량 특수메모리까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까지는 삼성전자와 대리점 관계로 주로 삼성제품을 판매했으나 미래에서 독립한 이후에는 국내 반도체 3사의 제품은 물론 고객이 요구하는 타사 제품도 공급해주고 있다.
그리고의 남승기 이사는 『컴팩을 비롯한 디지털·엡슨 등의 부품과 각종 플래시메모리 등 다른 유통업체에는 없는 부품들을 골고루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지난 9월 삼성전자 메모리 AS대행을 계기로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내년 지방 5대 도시에 직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