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중기 구조개선자금 대출 "지지부진"

 중소기업의 자동화·정보화 등 구조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난 9월부터 직접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 대출실적이 당초 기대와 달리 극히 미진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3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중진공이 구조개선자금 5천3백억원을 직접 대출키로 하고 지난 9월 16일부터 대출신청을 접수한 결과 13일 현재까지 신청액수는 1천9백43개 업체에 6천2백11억원으로 이미 전체 배정액을 넘어섰다.

 그러나 정작 대출이 결정된 것은 5백57개 업체에 1천3백19억원으로 전체 배정액의 25%에 머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대출이 이뤄진 것은 67개 업체에 1백7억원으로 전체의 2%에 불과, 올해 배정액을 소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개선자금의 직접대출사업이 중진공과 중소기업들의 기대속에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출실적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자금규모가 5천억원을 넘는 대형 자금인데다 기금운영 주체인 중진공이 지원대상업체 선정 및 융자취급을 모두 전담하기엔 사전 정지작업이 부족했고 심사 등 전문인력이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전자부품업체인 K사의 사장은 『그동안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 지원사업이 사업타당성 검토기관인 중진공과 대출기관인 은행으로 이원화돼 절차가 까다롭고 대출까지의 소요기간이 길어지는 폐단이 있어 이번 직접대출에 기대를 걸었으나 현재로선 달라진 것도 없고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진공측은 『공단이 직접 대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청이 쇄도해 정작 중요한 대출업무가 다소 차질을 빚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최근 대출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도 무조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과잉기대에 차있어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은 현재도 하루 평균 10개 업체 정도로부터 대출신청이 들어오는 만큼 배정자금이 소진될 때까지 직접대출을 계속할 계획이다.

 중진공의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5천3백억원)은 비실명 장기채권(4천억원)과 중소기업진흥채권(1천3백억원)으로 재원을 마련한 것이며 중소기업의 사업성과 기술성을 평가, 구조개선에 필요한 설비 및 운전자금을 담보(30%)·신용보증서(50%)·무담보신용(20%)대출 형태로 업체당 최고 40억원까지 지원된다.

 한편 중진공의 중소기업 구조개선자금 직접대출의 부진에 대해선 이번 중진공 국정감사에서 안재홍 의원(한나라당), 남궁진 의원(국민회의) 등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책마련을 지적한 바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