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정맥인식 시스템

 그동안 개개인의 신원 확인작업에는 주로 지문을 대조하는 방식이 사용돼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기술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지문 외에도 눈의 홍채와 손등의 정맥패턴을 인식하는 첨단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신생 벤처기업인 비케이시스템이 최근 정맥인식시스템(모델명:BK100, BK200)을 선보여 화제다.

 최근 코엑스(COEX)에서 열린 「98산업기술대전」에서 처음 공개된 이 시스템은 사람의 손등에 분포한 정맥의 형상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에 착안했다. 적외선 램프가 달려있는 CCD(고체촬영소자) 카메라로 손등에 분포한 정맥의 미세한 패턴을 촬영한 후 이를 자체 개발한 정맥데이터시스템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한다.

 지문인식시스템은 사람마다 모양이 다른 지문패턴을 곡선과 분기점 등의 위치와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홍채인식시스템은 홍채의 주름패턴을 추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정맥인식시스템은 손등의 정맥패턴을 미리 등록한 손등의 영상과 일대 일로 비교하는 방식이다.

 정맥인식시스템을 개발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손등의 영상에서 양질의 정맥패턴을 추출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비케이시스템은 피부를 어느 정도 투과하는 적외선램프 CCD카메라로 정맥의 영상을 촬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최근 상용화된 생체인식방식 중 지문인식시스템은 사용자의 편의성에 있어서는 탁월한 성능을 나타내지만 지문을 추출할 때 습기나 땀, 훼손된 지문에 의한 오작동이 빈발하는 등 단점도 지적되고 있다. 또 홍채인식시스템은 인식률에 있어서는 가장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는 반면 시스템을 사용할 때마다 눈을 카메라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거부감을 갖게 되는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비해 손등을 인식하는 방식은 비교적 훼손이 적고 습기나 이물질에 의한 영향도 거의 없다. 또 직접적인 피부접촉이 없는 등 사용자 편의성도 비교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비케이시스템이 개발한 정맥인식시스템은 1.5초안에 신원인식을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엉뚱한 사람을 본인으로 잘못 인식(FAR)하거나 본인을 인식하지 못하는 확률(FRR)이 각각 0.0001%와 0.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지문인식을 대체할 차세대 기술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의 생체인식시스템들은 기기의 핵심 인식모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거나 핵심기술을 통째로 해외에서 도입, 현지 생산하는 형태를 띠고 있으나 비케이시스템의 정맥인식시스템은 자체 기술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