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보다 앞서 있다. 리니지를 보라.」
이는 일본의 유명 게임잡지인 「로긴」이 지난 6월호 「적을 알고 나를 아는 백전백승 칼럼」 첫 회에서 엔씨소프트의 네트워크 롤플레잉 게임 「리니지」를 소개하며 붙인 제목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게임 「리니지」를 바라보는 게임천국 일본의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리니지」의 개발업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이러한 호평속에 다가오는 21세기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게임 왕국의 건설을 목표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시작한다.
인터넷 기반의 통신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던 현대정보기술의 「신비로」 개발팀이 주축이 돼 설립된 엔씨소프트는 설립 1년6개월여의 짧은 연혁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기술업체로 성장했다.
엔씨소프트가 설계하고 있는 21세기 청사진은 「EiE(Enterprise internet Entertainment)」 전략.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엔터프라이즈와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의 전문업체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주력제품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리니지」와 XML 기반의 그룹웨어 컴포넌트다.
「리니지」는 지난 96년 10월부터 98년 8월까지 장기간의 시험서비스를 거쳤고 올 9월 정식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두달여가 지난 현재 아이디(ID) 발급자가 2만여명으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1월부터는 「리니지」만으로 월 1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단일종목으로 중소 소프트웨어업체가 월 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리니지」는 이제 해외시장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98 추계컴덱스에 영문버전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현지에서 「리니지」 서비스 사업을 수행할 현지업체를 발굴할 예정이다. 이미 일본어판도 개발이 끝난 상태이며 6개월내에 독일어·중국어·프랑스어 버전이 완료되면 전세계 지역별로 현지 서비스업체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3개월 후 1천명 접속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게임인 미국 오리진사의 「울티마 온라인」과 내년말부터 정면 승부를 벌인다는 야심이다.
엔씨소프트의 또 하나 주력제품은 XML 기반의 그룹웨어 컴포넌트들. 컴포넌트는 사용자가 자신의 요구에 맞게 조립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차세대 모습. 엔씨소프트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시장을 위해 일찌감치 컴포넌트에 눈을 돌려 현재 현대그룹에 공급했고 이외에 몇몇 그룹사와 최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 두 주력제품을 21세기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선봉에 내세웠다.
<김택진사장 일문일답>
-「리니지」의 성공요인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초기 아래아한글의 성공은 위지위그를 지원하는 유일한 워드프로세서였다는 점이다. 결국 가장 우수한 제품이었다는 얘기다. 「리니지」는 3차원 그래픽을 지원하는 유일한 네트워크 게임이다. 최근 게임방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것도 외적인 성공요인이었다.
-엔씨소프트의 강점으로 어떤 점이 있나.
▲핵심 엔지니어들의 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국내 네트워크 게임의 창시자들이 모여 있고 「신비로」 「넷츠고」 등을 개발한 엔지니어들이다.
-해외시장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엔씨소프트의 개발자들이 주로 대기업 출신들이어서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경험들을 갖고 있다. 실패의 원인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일단 진출해 보자는 식의 도전은 안된다. 「리니지」는 세계를 대상으로 장기간의 시험서비스를 거쳤다. 시험서비스 기간중 30%의 사용자가 외국 사용자들이었다. 외국 직접진출보다 현지 서비스업체를 발굴해 라이선스를 받는 방법을 추진중이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