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단말기 고유번호 "헥사코드", 일부 대리점 "딱지거래" 성행

 이동통신 단말기의 내부 롬(ROM)에 내장된 고유번호인 「헥사코드」가 상인들간에 은밀히 거래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구형 단말기나 해지단말기 등에서 단말기 고유번호인 헥사코드를 알아내 이를 전문적으로 다른 대리점에 판매하는 이른바 「딱지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가용 헥사코드인 「딱지」는 사업자들의 단속으로 한동안 주춤했으나 최근 분실단말기가 늘어나면서 이를 다시 개통해 판매하려는 일부 대리점들을 중심으로 기종에 따라 1만∼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선 대리점은 이 같은 딱지를 사들여 습득 신고된 중고단말기에 복제하고 이 단말기를 소비자들에게 헐값에 판매함으로써 부당 이윤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딱지는 현재 청계천이나 용산 등 전자상가가 밀집한 지역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으며 모델의 출시 시기에 따라 최저 1만원에 거래되고 최신 모델은 7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 때문에 최하위 딜러들은 1, 2차 유통점들로부터 공급받은 저가형 단말기 가운데 실가입으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남은 단말기를 분해해 판매하는 한편 본래의 헥사코드는 딱지로 다른 대리점에 판매하거나 중고단말기에 복제해 판매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리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사업자들이 분실단말기 찾아주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대리점에 신고되는 습득단말기 가운데 사업자로 전달되는 단말기는 대부분 구형단말기』라며 『습득신고된 단말기 가운데 신제품은 대부분 대리점 단계에서 딱지를 이용해 재개통되고 시장에 중고단말기로 뿌려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말기를 주워 신고하는 사람들은 2만원 상당의 주유권이나 상품을 받는데 그쳐 일부는 판매를 노리고 일부러 절취하기도 한다』며 『이처럼 본래의 헥사코드가 아닌 다른 단말기의 헥사코드로 개통된 단말기는 AS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