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배속 제품 발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CD롬 드라이브업계가 최근 40배속 제품을 잇따라 발표하고 나섬에 따라 지난 90년대 중반 벌어졌던 CD롬 드라이브 속도경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98추계 컴덱스쇼에 초당 6천kB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춘 40배속 CD롬 드라이브를 각각 발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채비를 갖췄다.
이번에 LG전자가 발표한 40배속 CD롬 드라이브(모델명 CRD-8400B)는 평균 데이터 액세스속도 75ms에 1백28kB의 캐시메모리를 갖춘 제품으로 32배속 CD롬 드라이브의 문제점이던 진동문제를 CAV(Constant Angular Velocity:등각속도방식)기술로 해결했고 저전력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 제품은 표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갖추고 있는 5천4백∼7천2백rpm보다도 빠른 8천5백rpm의 디스크 회전수를 갖춰 데이터 액세스 성능이 우수하다.
삼성전자는 6천kB의 데이터 전송속도에 80ms의 평균 데이터 액세스속도를 갖추고 있는 40배속 드라이브(모델명 SCR-4030)를 선보였다. 울트라DMA 2규격을 지원, 33.3MB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이 제품은 CD리라이터블(CDRW)과 CD리코더블(CDR) 등에서 제작된 CD와의 호환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나라 포토CD와 CDI 등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CD포맷을 지원한다.
당초 CD롬 드라이브는 32배속 제품 발표 후 더 이상의 배속 향상이 필요없을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LG전자가 이번에 40배속 CD롬드라이브를 출시함으로써 앞으로 지속적인 속도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태일정밀의 경우 지난 4월 36배속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CD롬 드라이브 속도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이같은 CD롬 드라이브 속도경쟁은 후발주자인 대만업체들의 공세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이서 등 대만업체들은 저가 40배속 제품을 출시해 해외시장에서 CD롬드라이브 강국인 한국과 일본을 추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업체들까지 40배속 제품경쟁에 가세, 시장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간 9천만대 규모에 이르는 세계 CD롬 드라이브시장을 놓고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도시바 등 3강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뒤이어 삼성전자, 일본 플렉스터·티악 등 일본업체들과 에이오픈·라이턴 등 대만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해 시장석권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