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통신사업자 서비스관리 표준화

 통신기술의 개방화와 급격한 발전은 자연스럽게 통신시장을 경쟁체제로 만들고 크고 작은 사업자를 등장케 했다. 이러한 경쟁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서 더욱 격화되고 있으며 종국에는 통신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기업간의 인수·합병으로 지난 10년간 이러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제는 국제적인 기업간 연합의 형태로 모양새를 바꾸고 있다.

 기업간 연합은 인수·합병과는 달리 공동출자로 새로운 기업군을 만드는 것으로 영국의 BT를 중심으로 한 BT연합(BT Alliance), 미국의 AT&T를 중심으로 한 AT&T월드파트너, 유럽의 유니소스(Unisource)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기업연합은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통신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부가가치를 생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 부가가치는 기업간 상호협조를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유지, 관리함으로써 대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비용을 절감해 결과적으로 타 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들이 협력해 제공하는 통신서비스는 국제전화와 전용회선·이동통신 등으로 서비스회선 구성에 장시간이 소요되거나 과금에 복잡한 처리과정을 요하는 서비스다.

 이렇게 복잡한 구성을 갖는 회선을 신청하게 되면 여러 사업자간에 회선구성을 위한 통신장치의 정보나 과금을 위한 가입자정보 등의 교환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정보의 교환은 연합한 기업간에 정해진 공통의 통신프로토콜과 정보구조에 의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사업자간의 정보교환뿐만 아니라 서비스 청약에서부터 최종적으로 요금을 받을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를 국제표준으로 제정하자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표준화는 90년대 초반에 NM포럼이나 미국의 ATIS(Alliance for Telecommunications Industry Solutions) 등 여러 지역 표준화기구에서 시도해 왔으나 이제는 국제기구인 국제통신연맹(ITU)까지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다.

 이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통신사업자간의 서비스 관리를 위한 국가표준의 제정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존 사업자 이외에 더 많은 수의 소규모 서비스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객은 더욱 높은 수준의 복잡한 요구를 할 것이며 이 요구는 사업자들간의 연합, 즉 통신망과 관리시스템간의 연동에 의해 하나의 서비스를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제공, 관리하는 체제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모든 통신사업자들은 여러 사업자를 거치는 회선의 구성과 품질관리, 고객의 불만신고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일이나 과금 등의 업무프로세스를 보다 자동화된 방식으로 바꾸는 등 서비스 관리방법의 개선에 눈을 돌려야 한다. 전세계 모든 사업자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국제표준에 따른 기술을 채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여러 사업자간에 사용할 인터페이스와 정보구조에 관한 국가표준이 정부 주도하에 제정되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이미 각 사업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고가의 관리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과 비표준을 접목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업계가 공동노력을 취해야 할 것이다.

<한국통신 망관리기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