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장 거래 줄고 선수금 교환 급증.. 정보통신 무역 "새 풍속도"

 그간 신용장 위주로 이뤄지던 정보통신 관련제품의 수출입이 최근 수출입 대금 일부를 선수금 형태로 주고 받는 「송금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18일 관세청이 발표한 「정보통신제품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이 관련제품을 수출할 때 송금방식 수출비중은 94년 10%대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9월 현재까지 35%로 높아졌으며 수입 또한 94년 4.5%에서 올들어서는 8.1%로 증가했다. 반면 그동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신용장 방식 수출(은행의 지급보증을 전제로 수출)비중은 94년 52.1%에서 올해 9월 현재 34.7%로 낮아졌다. 신용장 방식 수입도 94년 66.8%에서 올해 38%로 크게 낮아져 국내 정보통신 관련업체들이 신용장 방식보다는 송금방식의 수출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송금방식 수출입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국내 외환사정으로 인해 업체의 해외수출시 선수금 형태로 달러를 받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또 수입의 경우 외환위기를 맞아 은행들이 신용장 개설을 기피하거나 외국 수출업체들이 국내 위기상황을 고려해 선수금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출입을 담당하는 업체 상호간 신용을 전제로 계약서를 작성해 납품 후 어음으로 결제하는 추심방식의 경우는 평년 수준에 머물렀다. 추심방식에 의한 수출은 96년, 97년 30%대로 늘었으나 올해 9월 현재 28.4%로 감소했으며 수입은 지난해 10%대에서 올해 20%대로 다소 늘었다.

 무역형태별로는 원자재를 외국에서 공급받아 보세공장에서 제조·가공해 수출하는 수탁무역의 수출입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수출의 경우 94년 수탁무역 수출비중이 15.7%였으나 올해 9월 현재 25.5%로, 수입비중은 17.0%에서 30.2%로 각각 증가했다.

 또 정보통신산업 제품 수출이 보세공장 및 수출자유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중은 94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60% 이상에 달했으며 보세공장이나 수출자유지역에서 수입된 비중은 94년 35.3%에서 올 9월 현재 53.0%로 늘었다. 이는 보세공장과 수출자유지역에 대한 제도개선, 수출입 통관절차가 편리해짐에 따라 이 지역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보통신 업체들이 해외 현지공장으로부터 제품을 수입하는 비율은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올들어 40.9% 감소했다. 특히 수출용은 22.2% 감소한 반면 내수용은 82.2%나 감소해 내수시장 침체를 반영했다. 국내 정보통신업체들이 현지공장에서 수입하는 품목은 CRT·수정진동자·키보드 등 재수출 목적의 수입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