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위기의 NGIS 무엇이 문제인가 (하)

 지난 95년부터 시작된 국가지리정보체계(NGIS) 구축사업은 만 3년이 경과하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만큼의 문제도 노출됐다는 평가다.

 우선 성과물의 경우, 우리나라 수치지도를 제작한 국립지리원은 지난 9월부터 이를 민간에 판매해 종전까지 민간이 자체 해결했던 수치지도 제작부담을 덜어주었다.

 NGIS사업 지원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개발연구원은 NGIS 각 분야에 대한 연구과제물을 발간해 사업참여자들이 이를 참조토록 했으며 기술개발 과제를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부 역시 해마다 연구개발 결과를 발표하는 평가회를 개최해 전문가들로부터 연구실적을 평가받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다음해 연구과제에 포함시키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NGIS사업이 우리나라 GIS분야에서 내로라하는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국책과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구축사업의 성과는 기대치 이하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이 담당하고 있는 표준화분과에서는 GIS 활용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의 표준을 작성해야 하지만 사업 수행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성과는 물론 추진계획 자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NGIS 및 국내 GIS산업 전체가 제각각의 데이터를 작성해 향후 이를 표준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행정자치부의 지적전산화사업은 관련 부처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는데다 사업예산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국립지리원이 판매하는 수치지도의 경우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도 데이터를 재편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안고 있다.

 특히 국립지리원의 수치지도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위치측정시스템(GPS) 관련사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제작된 수치지도로는 GPS 좌표를 지도에 표시할 수 없기 때문에 GPS 좌표체계를 수용할 수 있는 전자지도를 다시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매핑기술, 기본SW, 데이터베이스(DB) 툴, GIS 시스템통합(SI) 등 4개의 중과제로 나뉘어 진행되는 과학기술부의 NGIS 기술개발사업은 연구과제가 상품화돼 NGIS에 적용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며 일부 과제의 경우 상품화를 포기하고 기술습득 차원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술개발사업 가운데 기본SW 개발 중과제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영국 레이저스캔사의 「고딕」SW를 「나라GIS」란 SW로 변형시켜 이를 상품화한다는 계획 아래 과제를 수행했으나 최근 국토개발연구원이 실시한 국내외 GIS SW 7개 제품의 비교평가에서 「나라GIS」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나라GIS」 개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기술개발 계획이 정보통신 관련기술의 흐름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며 내년부터 시작될 4차연도 과제에는 연구방향을 재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NGIS 구축사업에 참여한 GIS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체계와 방법으로는 올바른 NGIS를 구축하기 어렵다』며 『사업방향과 과제 등을 현실화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정부 부처간의 업무 재조정 등을 통해 NGIS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NGIS는 21세기 정보화사회의 초석으로 작용해 행정서비스 개선, 기업경쟁력 확대 및 국민복지 증진 등 다양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NGIS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을 면밀히 재검토해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