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생산의 증가와 아시아 및 동구시장 경기위축 등으로 올해 가전제품 수출이 전년대비 12.3% 감소한 58억8천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최근 내놓은 「98년 가전제품 수출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가전제품 수출은 지난 7월 말까지 전년 동기대비 12.4% 감소한 35억2천2백만달러를 기록했으며 8월과 9월에도 각각 전년 동월대비 14.5%와 15.2% 감소하는 등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가전업체들이 채산성 확보와 시장개척 등을 위해 해외 현지공장을 꾸준히 늘려 지난 10월 말 현재 해외에서 가동중인 공장이 23개국 1백11개에 달하는 등 해외생산을 통한 현지수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주요시장인 동남아와 러시아 등의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요가 격감하고 있는 것도 가전제품 수출이 감소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품목별로는 컬러TV의 경우 현지생산의 증가와 전년대비 20∼30% 정도에 달하는 단가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대비 25.4% 감소한 10억8천1백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VCR도 현지생산 증가와 20% 정도의 단가하락 등의 요인으로 전년대비 31.9% 감소한 5억달러 수출에 그쳐 주요품목 가운데 가장 감소폭이 큰 제품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전자레인지의 경우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후드 겸용 제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해 전년대비 9.2% 증가한 7억5천5백만달러로 주요 가전제품 가운데 성장폭이 가장 큰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직수출 물량으로만 볼 때 수출이 전년대비 12.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이 수치는 해외 현지공장에서 생산·판매되는 물량을 제외한 것』이라며 국내생산의 50%대에 달하고 있는 해외현지 생산물량까지 포함시킬 경우 가전제품 수출이 우려할 만큼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