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톱형 영상회의 시스템을 둘러싸고 국내외 전문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들어 한국폴리콤·멀티컴기술 등 신규 영상회의시스템 전문업체가 세트톱형 제품을 잇따라 수입, 출시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나다기연이 자체개발한 세트톱형 제품인 「뷰사이트」 판매에 돌입하는 등 세트톱형 영상회의 시장을 겨냥한 관련업체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선보인 주요 세트톱형 영상회의 시스템은 가격과 성능면에서 룸형 영상회의시스템과 PC기반 영상회의시스템의 중간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픽쳐텔사의 「스위프트사이트」를 비롯, 폴리콤사의 「뷰스테이션」, RSI의 「비디오플라이어」 등이 선보인 상태.
픽쳐텔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체 영상회의시스템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수억원대의 룸형 영상회의시스템 대신에 1천만∼2천만원대의 세트톱형 제품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고화질 전송과 피사체 움직임을 추적하는 오토트래킹 기능 등 고급 룸형시스템 기능을 세트톱형 제품에서도 지원함에 따라 영상회의시스템 시장이 점차 세트톱형 중심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영상회의시스템 시장 활성화의 핵심으로 기대되던 PC기반의 영상회의시스템은 대당 가격이 1백만∼2백만원대로 저렴한 장점이 있으나 컴퓨터 환경에 익숙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개인용이라는 한계로 인해 내년에 본격 출시되는 가전기반의 영상전송시스템에 급속히 잠식당할 전망이다.
나다기연의 한 판매담당자는 『기존 영상회의 시스템시장 대부분을 차지해온 룸형 영상회의 제품은 앞으로 세트톱형과 경쟁으로 인해 가격대와 위상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영상회의 업계에서는 경쟁력 있는 세트톱형 제품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픽쳐텔사가 독식하던 국내 세트톱형 영상회의시스템 시장에 여러 업체가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미래의 영상회의 시장 성장을 주도할 세트톱형 제품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
<배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