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공공프로젝트인 체신금융 분산시스템 입찰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주전산시스템 공급업체 선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체신금융 프로젝트 제안서 마감에 이어 지난 20일부터 제안장비에 대한 본격적인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실시하면서 이번 입찰에 참여한 시스템통합(SI) 및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은 시스템 공급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긴장감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이번 체신금융 프로젝트의 주전산시스템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총 6개 군으로 LG전자·대우통신·삼성전자·한국유니시스·한국컴퓨터·쌍용정보통신 등 SI 및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각기 체신금융 입찰에 최적의 시스템으로 판단한 유닉스서버 공급업체와 저장장치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공급권 획득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 수주 업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현대정보기술이 입찰을 중도 포기하면서 주전산시스템 공급업체 선정 향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양상이다.
이들 컨소시엄 가운데 현재 공급권 획득을 위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LG전자·대우통신·한국유니시스 등 3개 컨소시엄. 특히 관심을 끄는 곳은 현대정보기술의 대리참여 성격이 짙은 한국유니시스 컨소시엄이다.
시퀀트코리아·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한 조를 이룬 이 컨소시엄은 현대정보기술이 애당초 시퀀트의 고성능 유닉스서버 「누마Q 2000」을 BMT 대상기종으로 채택, 체신금융 입찰 주전산기 사양(스펙)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한국은행 등 금융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중형서버 「울트라 엔터프라이즈 5500」을 제안,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수주전의 또다른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대우통신도 은행 등을 비롯한 금융권에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IBM의 「RS/6000」 기종을 내세워 공급권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수주전이 벌써부터 3파전으로 압축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응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신국산주전산기 「SSM8000」을 제안한 삼성전자 역시 그동안 국가 공공프로젝트 등에 강세를 보여온 국산주전산기라는 명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컴팩컴퓨터의 「알파서버 8400」으로 응찰한 한국컴퓨터 컨소시엄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파트너로 정한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도 수주를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특히 이번 입찰에 점수비중이 큰 제안서작성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입찰 주관사업자인 현대정보기술은 『이번 입찰에서 제안서 65점·BMT 35점 등으로 제안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그러나 종합낙찰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BMT와 함께 가격이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프로젝트의 주무부처인 정통부는 『체신금융 주전산시스템의 BMT를 마무리짓는 대로 정통부와 학계·금융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를 구성, 다음달 중순경에 최종 공급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혀 수주를 위한 응찰업체들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