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자동차> 브레이크 안걸리는 인수.합병 "드라이브"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오는 2000년을 전후해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5개사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외국의 대형 자동차회사들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독일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인수·합병 전선에 뛰어들면서 세계 자동차 산업 구조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독일 다임러 벤츠는 이번달 미국 제너럴 모터스(GM)·포드와 함께 미국 자동차업계 빅3였던 크라이슬러를 공식 합병했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사는 다임러크라이슬러로 간판을 바꿔 달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3백70억달러라는 자동차산업 사상 최대의 주식거래를 통해 탄생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GM·포드·도요타·폴크스바겐에 이어 세계 5위의 자동차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어 독일 BMW도 영국 롤스로이스사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었고, 폴크스바겐도 이탈리아 스포츠카 업체인 람보르기니와의 인수협상을 진행중이다.

 또한 이탈리아 피아트그룹 산하 이베코와 프랑스의 르노는 버스 제작부문을 통합하기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는 다음 합병 가능성으로 스웨덴의 볼보와 스카니아를 우선 꼽고 있으며 프랑스의 푸조와 르노, 독일 폴크스바겐 등 3자간에 다양한 합종연횡이 있을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롤스로이스를 매입한 폴크스바겐은 볼보나 BMW 합병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총 2백20억달러의 현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드자동차는 기아자동차 인수에 실패한 뒤 일본 자동차업체 인수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공식적인 출범과 생산시설 과잉 등으로 세계 40여개 자동차 업체 가운데 10개만이 흑자를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전세계 자동차업계의 대규모 합병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생산시설은 연간 7천만대에 달하고 있으나 호황이었던 지난해에도 수요는 5천만대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경제위기로 수요가 더욱 위축된 상태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