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국내 기업연구소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급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연구소의 절반 이상이 기술 아웃소싱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26일 내놓은 「98년도 산업기술백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부설연구소의 30.6%가 이미 구조조정을 끝냈으며 34.1%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6.4%가 구조조정 이후 인력조정작업에 나서는 등 전체의 71.1%가 구조조정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47.6%가 올해 말까지 구조조정을 완료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체 연구소의 72.7%가 구조조정을 완료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계획대비 연구개발 투자 감소폭을 보면 연구기자재 구입비가 30.2%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인건비 22.8%, 연구인력 교육훈련비 12.7% 등으로 나타나, 국내 기업연구소들의 구조조정이 장비와 인력을 축소시키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구개발 투자축소로 연구과제도 축소돼 27.6%가 내부 연구과제를 축소했고 87.7%가 IMF 영향으로 신규과제 추진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19.1%가 IMF로 축적된 연구개발 기반을 상실할 심각한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97년도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당초 목표치인 12조1천1백20억원보다 17.4% 감소한 10조6백80억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해 국내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규모는 당초 작년대비 7.3% 증가한 10조8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투자는 IMF로 인한 기업의 내·외적인 구조조정 등 전반적인 투자위축으로 지난해보다 9.9% 감소한 9조7백15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로 설립된 연구소의 연구개발 투자를 제외한 순수 연구개발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12.3%나 줄어든 8조8천억원 규모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심해 전년대비 13.6%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의 감소폭은 2.8%에 그쳐 대기업들이 기업 환경변화에 따라 연구개발 투자를 우선 줄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내년의 경우 대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는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조사된 반면 중소기업들의 경우 올해 대비 5.2%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96년 2.96%에서 97년 2.77%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 93년 수준에도 못미치는 2.44%에 그칠 것으로 조사돼, IMF체제로 인한 경제사정 악화가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인력 역시 올해 말 기준 지난 97년 8만4천6백18명에 비해 2.1% 감소한 8만3천6백88명으로 나타났으며, 신규 설립연구소를 제외한 기존 연구소의 연구인력 감소율은 3년 미만 연구인력을 중심으로 5.9%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 연구소들의 41.9%가 연구조직을 축소했으며 48.0%가 기술 아웃소싱의 필요성을 인식, 현재 11.1%인 기술 아웃소싱 비율이 오는 2000년 28.2%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결재절차 축소, 연봉·계약제 도입, 연구소 통폐합, 연구개발 아웃소싱 확대 등은 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나 장기과제 축소나 신규 프로젝트 미착수, 기술유출 등은 국내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민간연구소의 구조조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투자감소율도 높아 내년도 국내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올해보다 0.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