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권장가 유명무실 셀스루비디오 시장 "혼탁"

 유통사들의 가격경쟁으로 대소비자판매(셀스루)용 비디오 소비자 권장가격이 유명무실해지는 등 시장질서가 혼탁해지고 있는 데 따른 우려의 소리가 높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사태 이후 대소비자 판매상품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유통사들이 가격인하 경쟁을 벌임에 따라 대부분 셀스루 상품의 실제 유통가가 권장소비자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20세기폭스가 출시한 「타이타닉」의 경우 소비자 권장가는 3만8천원이나 실제 유통점에서는 2만6천6백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SBS프로덕션의 「홍진경의 키 크는 글자놀이」 등 홍진경 시리즈는 정가(2만7천5백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1만1천9백원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프로그램의 경우 유통사 공급가에도 못미치는 불과 8천∼5천원선에 판매되고 있으며 기획물 비디오는 아예 끼워팔기 품목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가에 구입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반품사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기지개를 펴는 대소비자 판매시장이 때아닌 가격경쟁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경영난으로 도태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올들어 셀스루 상품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다 대형 할인점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이를 판촉홍보를 위한 이른바 「헤드상품」으로 내세우는 등 가격경쟁을 부추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올해 대형 유통사들이 셀스루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기존 유통사들과의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인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스루 시장의 개화 여부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공급과 판매가격을 어떻게 지키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제작사들이 시장 유통질서를 문란케 하는 유통사에 대한 작품공급을 중단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