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최대 전자산업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21세기를 향해 야심찬 프로젝트 하나를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시스템온칩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진행시키고 있는 「알바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알바라는 이름 자체가 스코틀랜드 고어로 알바프로젝트에는 스코틀랜드의 의욕이 담겨 있다.
스코틀랜드는 적극적으로 해외자본 유치에 성공, 전자산업에서 유럽의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했다. 워크스테이션 제품 시장의 80%, 노트북PC 제품 시장의 51%를 생산하고 있다.
전자산업에 고용된 인력도 4만1천명으로 간접인력까지 포함하면 7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전자산업은 전체 제조업의 GDP 24%선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전자산업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해외업체들에 대한 종속도도 높아지면서 스코틀랜드는 점차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따라서 조립제품의 생산기지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첨단 기초분야의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산업공동화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반도체분야를 택해 알바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스코틀랜드는 앞으로 알바프로젝트에 2억파운드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프로젝트는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비견되는 실리콘글렌의 심장부인 리빙스턴에 세계 최초의 시스템온칩 설계복합단지(알바센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알바센터에는 반도체디자인 서비스업체인 미국의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가 입주해 있다.
두번째는 반도체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VCX(Virtual Component Exchange)를 구성하는 것이다. VCX는 반도체칩 설계 기술 교환 및 거래를 증권거래소처럼 자유롭게 하자는 일종의 지적재산권거래소다. 알바프로젝트의 한 관계자는 『기술 발달로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오히려 기술개발 비용은 증대하고 있는데 따라 업체간 기술교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면서 기술교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법적인 장벽 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코틀랜드에 있는 글래스고·에든버러 등 4개 종합대학교가 연합해 세계 처음으로 시스템칩 석사과정을 개설하는 등 산·학 협동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이다.
시스템칩 석사과정은 다가올 미래의 반도체설계기술인 시스템칩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집중적으로 교육, 양성함으로써 기술인력 부족으로 인해 시스템칩 기술 개발이 방해받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세기를 향해 탈바꿈하고 있는 스코틀랜드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알바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내부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반도체디자인 설계업체인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와 손잡고 주도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현실적으로 지적재산권과 관련, 통일된 기준을 만들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이미 여러 기관이나 단체에서 이를 진행시켰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알바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케이던스측의 한 관계자는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알바프로젝트를 추진해 볼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실험에 나서고 있다면서 기회를 보고 온갖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