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TV용 브라운관을 생산하기 시작한 지 30년만에 처음으로 국내외 생산 비율이 역전됐다.
브라운관 3사가 최근 그동안 투자한 해외 현지공장 신증설을 마무리지음에 따라 올해말로 브라운관의 해외 생산능력이 지난해보다 무려 1천만개 가량 증가한 2천9백만개에 이르러 국내 생산능력 2천만개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관(대표 손욱)은 말레이시아·독일·멕시코·중국 심천과 동관공장에 이어 올해 브라질공장과 중국 천진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컬러TV용 브라운관(CPT) 해외생산량은 지난해보다 5백만개 가량 늘어난 1천7백만개로 크게 증가해 국내 생산량의 2.5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까지 포함, 이 회사의 컬러브라운관 해외 생산능력은 2천4백20만개에 달해 해외생산 비중이 53%에 이르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들어 지난 8월 영국 웨일스공장에 CPT와 CDT 혼용라인 2개를 신설, 가동함과 함께 지난해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인도공장의 생산이 안정된 데 힘입어 CPT의 해외생산능력이 지난해보다 3백만개 가량 증가한 7백만개를 돌파했다. 이에 반해 국내 CPT 생산능력은 6백만개선으로 줄어들어 올해 처음으로 해외생산이 국내 생산을 1백만개정도 초과했다.
오리온전기(대표 김영남)는 베트남·프랑스·인도네시아공장에 이어 최근 연간 CPT와 CDT 3백5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멕시코공장을 가동함으로써 CPT 해외생산능력이 지난해보다 무려 2배 가량 증가한 5백만개선에 이르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아직까지 해외생산보다 국내생산이 2백만개 가량 많은 실정이지만 내년에 가면 모로코공장의 신설과 베트남공장의 증설 등으로 해외생산이 국내 생산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CPT의 경우 가격하락과 함께 대형화 추세로 더이상 국내에서 중소형 제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로 생산설비를 이전하고 있는 데다 국내 TV 제조업체들도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을 추월했다』면서 『내년에 가면 국내외 생산량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