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상품에 불황이란 없다.」
IMF 이후 알뜰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전자·전기제품 판매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까지 크게 떨어지고 있지만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된 이색상품은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전화기인 「마이폰」을 개발한 YTC텔레콤의 경우 지난 7월에 출시된 이후 11월말까지 내수시장에서만 12만5천개 이상이 판매되면서 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이폰」은 길이 6㎝, 무게 40g으로 갓난아기 손바닥 만한 크기면서도 일반 전화기 기능을 모두 내장했으며 사용자 취향에 맞게 색상과 디자인을 50가지 이상으로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해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 제품은 해외에서 더욱 인기가 높아 현재 미국·일본·독일·브라질·태국 등 전세계 20여국에 38만개 이상을 수출했다.
가나멀티테크놀로지는 기존 전기히터 개념을 탈피한 선풍기 형태의 「바이오 원적외선 히터」를 출시, 내수와 수출로 월 4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생산시설 한계로 이를 소화해내지 못할 정도다.
전기히터에 세라믹을 채용해 원적외선 방출은 물론 히터 뒷면을 방사형으로 설계, 열효율을 크게 높였고 앞뒷면 케이스가 열에 달아오르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평을 받으면서 겨울 인기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 이 제품은 IMF 이전인 지난 연말에 출시돼 큰 인기를 끌지 못했으나 효율적인 측면보다는 디자인을 중시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들어서는 IMF에 적합한 난방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여파로 권장소비자가격 대비 2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전자제품 유통관행을 깨고 시장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판매가격이 상승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그린텔레콤이 지난 10월초 출시한 자동호출 도난경보기 「KTI2000」은 강·절도 사고가 늘고 있는 IMF 상황에서 월 1만개가 팔려나가는 등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소비자가격이 9만8천원인 이 제품은 침입자 또는 화재가 발생하면 사전에 입력된 이동전화나 무선호출기로 자동 연락해주는 열감지 방식 장비로 설치와 이동이 간편하고 유지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소규모 회사나 가정, 멀티미디어 기자재가 많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판매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이 방범기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30만∼40만원을 호가하던 기존 방범기기에서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대폭 줄이고 핵심기능만 내장함으로써 가격거품을 대폭 제거한 IMF형 제품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11월 이후 판매증가세가 눈에 띄게 늘어나자 회사측은 이달에는 2만개, 내년에는 월 3만개 가량이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