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와 문화관광부가 21세기 첨단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동제정, 시상하는 「98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영예의 대상은 (주)NC소프트(대표 김택진)가 개발한 온라인게임 「리니지」가 차지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국형준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대상과 함께 우수상에 트리거소프트(대표 김문규)의 「퇴마전설」(PC게임부문), (주)디지픽스(대표 이종수)의 「펑키볼」(업소용부문), 지오이월드(대표 전하진)의 「조이블럭 2.5」(온라인게임 및 에듀테인먼트부문) 등 3점을 선정했다. 또 공로상 부문에는 지오인터랙티브(대표 김병기)를 선정, 발표했다.
대상에는 상패와 함께 5백만원의 상금이, 우수상에는 상패와 함께 각각 2백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98게임대상은 매월 우수한 국산게임을 선정하는 「이달의 우수게임」 출품작(97년11월∼98년10월) 47점과 98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새로 출품된 19점 등 총 66점의 작품이 응모되었으며 공로상 부문에는 4명이 후보로 추천됐다.
부문별로는 PC게임이 37점으로 가장 많이 응모돼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온라인게임 및 에듀테인먼트 타이틀이 23점, 그리고 업소용 게임은 6점이 출품됐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PC게임 외에도 업소용 게임과 온라인 및 에듀테인먼트 타이틀 부문으로 수상영역을 확대해 급변하고 있는 국내외 게임산업의 현황을 반영하고 공로상을 신설해 직·간접적으로 국내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한 이들의 사기진작을 도모했다.
지난 96년에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관련업계의 기대와 호응 속에 토종게임들의 성과를 결산하는 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국내 게임개발사들의 개발능력과 시장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서의 의미도 더해 가고 있다.
이번에 대상을 받은 「리니지」를 포함해 온라인게임이 10종이나 응모된 것은 정보통신 인프라의 발전과 함께 게임시장의 총아로 급부상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위상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지난 96년 넥슨의 「바람의 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현재 10종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시장규모도 매년 1백%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PC게임의 경우는 우수상을 받은 트리거소프트의 「퇴마전설」을 포함해 여전히 롤플레잉 게임이 국내 PC게임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올 들어 국내 PC게임 개발사들은 작년 말 이후 급속히 위축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수출로 돌파구를 모색해 왔다. 전체적인 수출액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일부 국산게임이 대만·동남아는 물론 PC게임 시장의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 등지에 수출돼 향후 세계적인 대작을 내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국내 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출 드라이브는 개발사나 제작사의 매출을 증대시킴은 물론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시키는 등의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획력 부족으로 외산 대작들의 아류작 냄새를 풍기거나 마무리 작업이 충분하지 못해 출시후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는 작품이 적지 않은 것은 개발사들이나 제작사들이 반성해야할 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외국시장에서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스포츠게임의 인기가 롤플레잉 게임을 능가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 국내 업체들이 게임장르를 좀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에듀테인먼트 타이틀은 지난 90년대 초반 멀티미디어 열풍이 불 때와 비교하면 거품이 크게 사라진 형국이다. 에듀테인먼트 타이틀을 개발·제작하는 업체가 크게 줄고, 타이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위축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지오이월드의 「조이블럭」을 비롯해 10여개 업체가 게임과 교육용 타이틀의 장점을 결합시키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어 향후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한다.
게임과 마찬가지로 에듀테인먼트 타이틀 역시 협소한 내수시장을 탓할 것만이 아니라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할 시점이다. 지오이월드가 개발한 「조이블럭」은 그동안 완구개념의 블록을 소프트웨어로 상품화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올해 40만달러를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게임시장과 별도로 존재하는 방대한 국내 교육용 타이틀 시장을 고가의 외산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볼 때 게임이 제공하는 오락적 요소를 가미시킨 조이블럭과 같은 제품은 동종업계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
총 5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게임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대부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기 역시 이번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통해 국산제품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아직 미숙하기는 하지만 우수상에 선정된 디지픽스의 「펑키볼」은 올 들어 자체 개발한 64비트 3D보드를 채용하고 자체 개발한 게임을 상품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한편 정부는 게임산업을 21세기 첨단 유망산업으로 지목하고 올해도 여러가지 육성책을 발표했다. △게임벤처 지원센터 설립 △게임제작 기술개발 지원 △게임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또한 문화부 소속의 「게임산업 정책자문위원회」가 구성돼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영세한 자본력과 왜곡된 유통구조 속에 신음하고 있는 개발사들은 이러한 육성책들이 단 한가지라도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고대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기술담보 융자, 각종 세제지원 등 피부에 와닿는 지원책을 희망하고 있다.
98년 한해 국내 게임개발사들은 내수경기의 급랭 속에서 전례없는 시련을 겪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게임개발업체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국내외적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 속속 등장한 것은 국내 게임산업의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유형오기자 ho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