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천문가인 이태형씨(34)는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행성을 발견해 국제천문연맹(IAU)으로부터 공식인증을 받아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소행성 찾기에 나선 것은 지난 4월부터. 일본 아마추어 천문가인 와다나베씨가 작년 겨울 발견한 소행성의 이름을 「세종」이라고 붙였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오기가 발동해 「소행성 찾기」에 도전했다.
그가 불과 몇 달만에 흔히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어렵다」는 소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컴퓨터와 구경 21㎝짜리 천체망원경, 그리고 국립천문대로부터 빌린 고체촬상소자(CCD)카메라로 소행성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촬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소행성 탐사에 나서기 전에 천문·우주 관측용 소프트웨어인 「더 스카이(The Sky)」를 이용해 이번에 정밀 탐사할 지역을 미리 지정해 놓으면, 디지털카메라가 동일한 지역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 소행성의 이동경로를 포착해 약 30분 단위로 촬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행성을 발견한 후 그 위치를 「더 스카이」에 기록하고 이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보내 검토를 의뢰한 결과 그것이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소행성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NASA는 이 작업을 위해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견된 16등급(육안으로 볼 수 있는 6등급 소행성에 비해 그 밝기가 약 1만분의 1 수준의 소행성) 이상의 모든 별(항성)과 (소)행성의 정확한 위치를 기록한 CD를 제작, 인터넷 등을 통해 각국 우주·천문관련 기관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이태형씨는 최근 새로운 소행성의 발견이 전세계적으로 봇물터지듯 보고되고 있는데, 이러한 성과 뒤에는 컴퓨터 등 첨단 정보통신장비의 도움이 거의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10여년 전만 해도 별자리 관측을 거의 전적으로 성능이 형편없는 천체망원경 하나에 의존했기 때문에 소행성의 발견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요행으로 새로운 소행성을 관측한다고 해도 그것의 정확한 이동경로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태형씨는 관측장비로 구경 21㎝짜리 천체망원경(CN212)과 이를 영상으로 담을 CCD카메라(ST8) 등을 갖추고 오늘도 새로운 별을 찾아 보물찾기 여행을 떠난다.
<서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