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유리벌브시장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 세계 브라운관 유리벌브업체들이 내년에 전면유리 용해로 정기보수공사에 나설 계획이어서 연간 1천3백만개 가량의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는 세계 유리벌브시장은 오히려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세계 브라운관 유리업체들은 내년에 정기적으로 총 9개의 전면유리 용해로를 보수공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가 2개로를 보수공사하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세계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일본의 아사히글라스(AGC)와 일본전기초자(NEG)가 3개로를 정기보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독일의 소트와 프랑스 VDG도 각각 1개로를 보수할 계획이며 동남아 등의 유리벌브업체들도 2개로를 보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유리벌브 전면유리 정기보수공사는 용해로당 평균 2∼3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 한해 동안 1천만∼1천2백만개의 브라운관 유리의 생산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TV와 모니터용 브라운관의 대형화 추세와 평면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유리벌브 공급부족 현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CPT의 경우 28인치 이상 대형제품의 비중이 전체 수요량 1천2백만개의 30%에 이르고 있으며 CDT의 경우 17인치 이상 대형제품 비중도 전체 수요량 8천만개의 30%에 달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평면브라운관의 보급이 활기를 띠면서 내년에 2천만∼3천만개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리 원재료의 사용이 CPT와 CDT의 경우 각각 50%에서 70% 가량 증가하는데다 생산수율 저하 등으로 인해 유리업체들이 생산성 및 수익성 악화로 생산물량을 감산할 수밖에 없어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본 유리벌브업체들이 이같은 조짐을 반영해 일제히 유리벌브 가격을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사히글라스와 일본전기초자는 내년 1월부터 TV 및 PC용 브라운관 유리패널의 출하가격을 평균 10%에서 15% 가량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서 유리벌브의 가격이 전년대비 25∼35%의 폭락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도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에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내년도 유리벌브의 가격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