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지고 있다.
PC 라이프사이클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신기술 등장과 급속한 애플리케이션 발전 등으로 평균 3∼6개월 정도의 기간을 유지했으나 올들어서는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특별한 이슈와 신기술 부재로 10∼12개월 정도로 두배 이상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PC 제조업체들은 신제품 조기출시로 시장주도권 경쟁에 앞다퉈 참여했던 마케팅 전략을 수정, 신제품 출시경쟁보다는 할인판매, 무이자 할부판매 등 기존 제품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저가판매 경쟁을 지양하고 실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PC 라이프사이클이 이처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IMF 한파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급격한 PC시장 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실구매 심리가 대기수요로 바뀌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이 중고 PC를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로 신제품 구매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PC 제조업체들이 신제품을 조기에 출시함에 따라 실수요를 대기수요로 몰리게 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고 시장침체가 지속되면서 원가절감 차원에서 잦은 주력모델 교체를 회피하는 것도 PC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지게 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PC시장 변동요인이 산재한데다 급격한 수요위축으로 예년의 잦은 신제품 출시를 자제하고 올해 초 출시한 제품과 지난 6월에 인텔의 셀러론을 채택한 제품판매에 영업력을 집중, 길어지고 있는 PC 라이프사이클에 대응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대표 이홍순)는 지난해말 체인지업 PC를 출시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2년 후 CPU와 주기판을 교체해주는 「체인지업Ⅲ」를 새로 출시함으로써 PC 라이프사이클 늘리기를 주도하고 있다.
대우통신(대표 유기범)은 올초에 출시한 PC 제품군이 대부분 현재의 PC환경에 대응하는 제품인데다 신제품 출시·개발에 따른 원가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 아래 신제품보다는 오토PC 등 새로운 개념의 PC개발과 출시에 초점을 두고 있다.
LG IBM(대표 이덕주)도 올해 초 출시한 제품군이 하위기종에서 고급기종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 신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모델에 새로 등장하는 CPU를 탑재하는 등 제품 업그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다.
PC제조업체들은 이와 별도로 최근 핸드헬드(H)PC, 초슬림형 노트북 PC등 기존 PC시장과 차별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군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이들 제품에 대해 단기성 판매전략보다는 오는 2000년까지 제품판매를 기획하는 장기적인 판매전략을 세우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