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차세대 광자기디스크 "기가모"

 3.5인치형 광자기디스크의 차세대판이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후지쯔와 소니가 공동개발해 최근 선보인 3.5인치형 새 광자기디스크 규격 「기가모(GIGAMO)」가 그것으로 기록용량이 현행 3.5인치형 가운데 최대인 6백40MB보다도 2배 많은 1.3GB인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3.5인치형 광자기디스크 규격은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의 공적인 자리에서 심의해 결정했다.

 이에 반해 기가모는 후지쯔와 소니가 공동개발한 독자규격이다. 그럼에도 3.5인치형으로 사실상 국제 표준이 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드라이브 제조업체인 일본의 코니카와 올림퍼스광학공업, 디스크 제조업체인 일본의 교세라·테이진·도소·히타치막셀·미쓰비시화학 및 독일의 PDO Media GmbH 등 관련 주요 기업 대부분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후지쯔와 소니는 이 기가모의 라이선스 제공방법 등을 곧 결정할 계획이며 규격서 배포, 로고 사용 인정 등의 업무는 소니를 단일 창구로 조만간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기가모의 최대 특징은 기존 3.5인치형 광자기디스크 장치의 광학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매체 측을 개량해 면기록밀도를 높인 점이다.

 구체적으로 매체의 기록막에 자기초해상도(MSR:Magnetically induced Super Resolution)기술을 채택한 것이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광디스크의 면기록밀도는 광원의 파장과 대물렌즈의 개구수(NA)로 결정하는 빔 스폿의 지름에 의해 좌우된다. 이 때문에 빔 스폿 안에 있는 빛의 세기가 중심부에서 가장 강하다는 점을 이용하면 중심 부근의 고온부(섭씨 2백∼2백50도)에는 미세한 기록 마크(기호)를 써넣을 수 있다. 그러나 재생이 어렵다. 빔 스폿 안에 여러 개의 기록 마크가 있으면 부호간 간섭에 의해 판별이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지난 91년 소니가 처음으로 발표한 MSR기술이다(기본특허는 소니가 보유). 매체의 기록막에 자기적인 마스크(회로가 인쇄된 유리기판)로 작동하는 층을 중첩하는 방법으로 빔 스폿 지름보다 높은 해상도를 얻는 기술이다.

 소니의 기술 발표 이후 후지쯔 등 광디스크 관련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여러 종류의 MSR기술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이번에 후지쯔와 소니가 채용한 것은 「더블마스크 RAD(Rear Aperture Detection)방식」으로 불리는 MSR기술이다(특허는 후지쯔가 보유).

 가돌리늄(Gd)철(Fe)코발트(Co)로 구성된 재생층과 GdFe로 구성된 중간층 및 테르븀(Tb)FeCo로 구성된 기록층 등 3층 기록막을 사용, 빔 스폿의 앞과 뒷 부분에 자기마스크를 형성해 빔 스폿의 중심부에 생기는 작은 개구부(애퍼처)로부터 기록 마크를 읽는 방식이다.

 이 더블마스크 RAD방식의 장점은 선기록방향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마스크로 인접 트랙도 덮어 감추기 때문에 트랙피치를 좁혔을 때 발생하는 혼선(크로스토크)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더블마스크 RAD방식 MSR기술을 사용해 후지쯔와 소니가 이번에 공동 개발한 3.5인치형 광자기디스크는 기록용량 6백60MB의 기존 매체에 비해 선기록밀도의 경우 1.69배, 트랙밀도는 1.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가모는 이처럼 주로 매체 기술로 고밀도화를 실현하기 때문에 사실 다른 부분에는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 실제 이번 공동 개발품도 매체 이외의 부분은 거의 기존 방식을 그대로 채택하고 있으며 다만 재생시 사용하는 자석과 채널회로용 아날로그 LSI의 일부분 등 극히 일부를 변경했다.

 이 가운데 자석을 변경한 것은 더블마스크 RAD방식에서는 마스크를 형성하는 데 기존 방식보다 약 1.5배 강력한 자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기가모는 이처럼 매체 측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치가 기존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기록용량 1백28MB∼6백40MB의 기존 매체와의 호환성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즉 기가모 규격의 드라이브에서 현행 광자기디스크의 기록 및 재생이 가능한 것이다.

 이 기가모는 조만간 제품화될 전망이다. 후지쯔가 기가모 대응의 광자기디스크 드라이브를 이달 안으로 우선 수백대 규모로 샘플 출하를 개시하고 내년 봄에는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소니도 후지쯔와 시기를 맞춰 상품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아직 제품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행 6백40MB급 기종의 약 1.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