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패널의 결정을 둘러싸고 한·미 양국 정부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양국간 제2의 통상분쟁이 우려되고 있다.
9일 샬린 바셰프스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한국 정부가 한·미 반도체 무역분쟁에서 WTO가 한국측에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발표한 것을 겨냥해 『WTO 분쟁해결 패널은 미국이 한국의 D램 반도체 수출업체들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추가로 물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상반된 주장을 제기했다.
바셰프스키 대표는 이어 『WTO 패널은 한가지 결함, 즉 미국의 반덤핑 조치를 손상시키지 않고 시정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만을 지적했다』고 덧붙였으며 이어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도 『WTO 패널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한국산 반도체의 불공정 가격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 정부의 발언에 대해 우리나라의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와 업계는 『미국 업계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통상교섭본부 당국자는 『이번 분쟁이 발생한 근원은 미국이 덤핑 재발 가능성이 없을 경우 반덤핑 조치를 철회한다』는 조항을 계속 악용했기 때문』이라며 『WTO는 이 독소조항의 개정을 권고한 것』이라고 당초의 승소 주장을 반복했다.
<최승철기자 sc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