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대표 남궁석)의 정보통신사업부문의 분사가 백지화될 전망이다.
남궁석 삼성SDS 사장은 지난달 사내방송을 통해 시스템통합(SI)을 주축으로 한 정보기술서비스업체인 SDS와 유니텔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서비스부문의 서비스 성격이 다소 상이한 만큼 서로 독립적으로 각자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분사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유니텔을 비롯해 유니플라자 디자인조직, 별정통신사업, 과천 및 구미 네트워크센터 등을 포함, 1천명에 가까운 인원이 분사해 새로운 정보통신서비스업체가 탄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남궁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인터넷사업을 향후 수종사업으로 육성키로 한 그룹방침과 맞물려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최근 업계의 분위기는 SDS의 분사가 일단 물 건너갔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분사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그룹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구조조정본부 입장에선 분사가 가져올 실익이 상당부분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리스크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분사로 인한 신규업체의 출현은 계열사 축소가 대세인 현 정부시책에 반한다는 점에서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또 계열사 지원이 어려운 향후 시장환경을 고려할 때 새로 탄생할 정보통신서비스업체가 과연 홀로서기에 성공할지 미지수란 점도 그룹의 결단을 쉽지 않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최근 유니텔 분사 백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외자유치건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SDS가 부채비율을 낮춰 명실공히 우량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최근 외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현재 협상중인 건수만 해도 1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CA를 비롯해 HP 등 3, 4건에 이른다. 1억달러의 외자만 들어와도 자본금이 현재 수준(6백억원)의 3배로 늘어나 부채비율이 1백%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게 SDS측의 기대다.
따라서 이들 외국 업체와의 협상이 무르익는 가운데 난데없는 분사는 오히려 외국 업체들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오히려 분사를 통해 서로 몸집을 가볍게 해야 외자유치가 용이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재로선 분사 불가 내지는 유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게 그룹과 SDS 주변의 진단이다. 이는 또 이달초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밝힌 남궁 사장의 월례사에도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남궁 사장은 『우리의 분사계획은 외자유치라는 화두가 완료된 다음 전직원의 경쟁력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 전격적인 분사계획은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그룹 구조조정이라는 사회적인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나 계열사 분사를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진단하며 이 문제는 일단 물 건너간 사안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비쳤다.
<김경묵·이일주기자 kmkim/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