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대우 등 3대 그룹은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영화·비디오 등 영상업종을 그룹에서 떼내 분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대우 등 3대 그룹은 정부의 그룹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영상관련업체 및 사업부문을 그룹 계열 업종에서 사실상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분사 등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중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분사 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전자의 규모가 커지고 멀티미디어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영상부문을 과연 그룹에서 떼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룹 내부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우그룹도 (주)대우의 영상사업부문을 연말께 분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아직 최종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주)대우의 영상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귀띔하고 『운용자금 조성 등 분사에 따른 제반 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예상보다 빠르게 분사가 단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도 금강기획과 현대방송 등 영상관련 업체들을 서비스업종에 포함시켜 육성할 것인가의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현대는 이번에 주력업종으로 지정된 6개 업종 가운데 전자 및 서비스 업종에서 영상관련사업을 포기할 경우 관련기업을 분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그룹사들이 영상사업 분사를 잇따라 검토 및 추진하고 있는 것은 영상업종이 의외로 위험 부담이 큰데다 2000년부터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원 소스 멀티유즈」형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 반해 수익성은 통상 시중금리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들이 주력업종에 매진하기 위해서는 영상사업을 분사 또는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렇게 되면 국내 영상관련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인기자 inmo@etnews.co.kr>